78차 문제 총평

입력 2001-02-23 00:00:00

78차 매일 논술은 사회를 전제로 하여 공적인 일을 처리함에 있어 취할 수 있는 자세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문제이다. 이점에 대한 생각의 단초를 마련하도록 하기 위해 "삼국지"의 '읍참마속(泣斬馬謖)' 고사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사에 나오는 제갈량의 행동과 대화를 충분히 검토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여러 경우를 충분히 고려하여 설득력 있는 논지를 전개할 수 있게 된다.

다음으로, 논제를 검토할 때는 '원칙의 엄격성'과 '원칙의 융통성' 각각에 대한 면밀한 검토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사고의 폭과 깊이를 더하여 수준 높은 논술문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엄격성과 융통성'의 단순 대비를 통한 어느 한쪽 지지는 사고의 폭과 깊이를 한정시킬 소지가 많다.

78차 응모작 중에서는 아쉽게도 최우수작을 선정하지 못했다. 그래도 상당히 높이 평가해 줄 만한 작품들은 많았다. 그 중에서 덕원고등학교 2학년 오성수군의 글을 우수작으로 선정하였다. 오성수군의 글은 우선 문장력이 눈길을 끌었다. 문장 표현 능력은 논리적 사고 능력과 독특한 발상을 통한 창의력 발휘 등과 더불어 논술문에서 중요한 평가 대상이 된다.

그와 더불어 글의 구성도 전체적으로 무난하여 당선작 수준에 들 수 있었다. 그러나 논제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이해 과정을 거쳤다고 볼 만한 기미를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또 문단 전개에 있어 문장 간의 연결이 차분하고 논리적이면 좋을 텐데 그 점이 부족하였다.

하나의 문단에서는 하나의 소주제를 설정해 두고 나머지 모든 내용은 소주제를 부각시키는데 기여해야 한다.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문장을 전개할 때 문단의 응집성과 논리적 구성은 자연스럽게 결과된다. 이런 점에서 오성수군의 글은 본론 첫문단, 둘째 문단 모두 아쉬운 점이 있다.

또 서론의 끝에서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와 같은 표현은 자신감이 결여된 표현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더 중요하다"와 같은 단정적 표현을 사용하여 설득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 본론 첫문단은 두괄식으로 구성하고 둘째 문단은 귀납적으로 작성하여 문단 구조가 통일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한 가지 지적 사항이 된다. 그러나 결론 문단에서 끝에 주제문을 간결하게 작성하여 제시하여 글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효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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