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유럽연합(EU)의 관계개선에 속도가 붙고있다. EU의 대북(對北)지원이 적극 모색되고 있으며 EU 회원국들과의 수교가 이어지고 있다.
EU는 지난달 75만 유로 상당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북한내 어린이 3만3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겨울의류 및 담요 8천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 95년부터 지난해까지 EU는 약 1억8천만 유로 상당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했다.또 올해부터 5년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대북 경수로 사업을 위해 총1억5천만 유로를 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EU집행위원회(EC)가 임명한 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EU경제협력대표단이 지난 6일부터 북한을 방문중이다. 이들은 약 2주일 가량 머물면서 농업과 에너지 분야 등의 대북 경제협력을 위한 기초 조사활동을 벌이게 된다. EU집행위원회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경제.기술지원 가능성을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 EU 회원국들의 수교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서방선진7개국(G7) 가운데 최초로 이탈리아와 외교관계를 맺은 데 이어 12월에는 영국과 수교했다. 올들어서도 △네덜란드(1.15) △벨기에(1.23)△스페인(2.7)과 잇따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이에 따라 15개 EU회원국중 북한과 수교한 국가는 10개국으로 증가했다. 아직 외교관계를 맺지않은 국가는 독일, 룩셈부르크, 그리스, 아일랜드, 프랑스 등 5개국이다. 이 가운데 프랑스를 제외한 4개국은 북한과 활발한 접촉을 가져 곧 수교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북한과 EU간에 접촉과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스웨덴, 이탈리아, 벨기에, 영국 등의 외무부대표단이 평양을 다녀갔고 하반기에는 독일의 루트커 폴머 외무차관과 EU 의회대표단이 방북했다.
북한도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 백남순 외무상이 독일과 이탈리아를 방문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미수교 국가들에 수교제의 편지를 보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98년 말 벨기에 브뤼셀에서 첫 정치대화를 가진 이후 평양에서 북-EU 간 제3차 정치대화를 갖고 관계 개선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했다.
북한은 EU회원국들과의 수교에 환영의 뜻을 표명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EU 회원국들이 북한과의 수교방침을 공식 천명한 데 대해 "냉전이 종식되고 국제관계에서 급격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 현정세 발전의 추이에 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EU 의회가 북한과 EU회원국간의 수교를 촉구한 것에 대해서도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일"이라며 반겼다.이처럼 북한과 EU가 적극적인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는 배경에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 긴장완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북한과 EU 간에 이해관계가 합치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즉 EU국가들로서는 대북 접근을 통해 외교영역을 확대하고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구상과 부합되며, 북한으로서도 EU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대외 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인도적 지원확대 등 실리도 함께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북-EU 관계 발전은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한반도 정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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