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주)아이소프트 이철호 사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벤처맨이다. KAIST재학시절부터 벤처기업을 만들었던 그는 그동안 4번 창업, 3번 실패를 경험했다. 그리고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 부도직전의 '아이소프트'를 인수, 3년여만에 IT업계의 우량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벤처는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실패하면 완전히 망하는 시스템"이라면서 "아니라고 판단될 때는 그만두는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는 실패한 경력을 더 높이 쳐준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줄 아는 사람이다. 그가 '아이소프트'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우리나라가 IMF관리체제로 전락한 97년 12월이었다. KAIST동기들과 공동창업한 퓨처시스템의 영업이사를 맡고 있던 그는 "내나름의 칼러를 가진 회사를 갖고 싶다"던 평소의 생각을 곧바로 실천했다.
그가 회사경영에 나선 이후 아이소프트는 3D온라인게임 '아타나시아'개발에 성공했다. 99년 6월 무선인터넷 사업에 착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업파트너로 선정됐고 '한국통신 IMT-2000' 컨소시엄의 26개 주요 전략적 제휴사로도 선정되는 등 입지를 굳혔다.
그는 아이소프트의 성공에 대해 "무선인터넷으로 사업방향을 바꾸는 등 시장변화에 유연하고 발빠르게 대처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벤처기업의 CEO는 시장을 읽을 수 있어야 하고 배우는 자세로 기본과 원칙을 지키고, 기회라고 생각할 때 결단을 내릴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자신은 그같은 원칙을 지켰을 뿐이라는 것이다. "신기술개발과 제품화를 통해 성장해 나간다는 원칙을 지켜나간다면 벤처기업의 위기는 없다"면서 "벤처열기를 타고 준비되지 않은 기업들이 너무 많이 나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지난 해 온라인게임회사를 분사시켰고 영화전문 홈티켓팅사업(맥스무비)도 분사, KTB에 경영권을 내줬다. "왜 하필 경제상황이 안좋은 시기에 분사를 하느냐고 주변에서 말렸지만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이제 '포스트 PC'사업에 나섰다. 이미 PDA단말기사업에 착수, 개발에 성공했고 오는 3월 시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그의 PDA시장 도전은 새로운 아이템으로 신기술을 개발, 시장을 선점한다는 벤처정신과 맞닿아 있다.
이 사장은 지난 해 4월 60억원에 이르는 자신의 아이소프트 주식 3만주를 50여 사원들에게 액면가로 나눠주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아이소프트를 창업하면서 고생한데 대해 보상하겠다고 약속을 했고 이를 지킨 것"이라지만 주력사업이 된 3D게임과 영화티켓팅사업 등의 사업아이디어를 낸 사원들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
그는 경전련(경북대학교 전자공학부출신 기업가연합) 부총무를 맡아 지역출신 벤처기업가의 네트워크화에도 적극 나서고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이철호 사장 이력
0..61년 부산생
0..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 KAIST(한국과학기술원)석사
0..87년 퓨처시스템 공동창업 영업담당이사
0..98년부터 (주)아이소프트 사장
0..스마트21엔젤클럽 홍보이사
◇아이소프트=95년 아이네트의 자회사로 설립돼 국내최초의 인트라넷 패키지 S/W '@오피스'를 개발했으며 98년 이철호사장이 재창업하면서 '무선인터넷 솔루션개발 및 웹 에이전시 전문업체'로 사업방향을 바꿨다. 지난 해 10월 중소기업특위 주최 우수중소기업 국무총리상을 수상했으며 12월에는 국내최초로 3D(3차원) 온라인 게임 '아타나시아'를 개발, '(주)아이소닉 온라인'이란 자회사를 통해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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