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ㄱ고 김모교감은 올들어 엄청나게 바빠졌다. 2002학년도부터 입시제도가 크게 달라져 진학지도를 총괄하는 김교감으로서는 대학별 전형계획과 세부 전형안, 최근 수년간 신입생 선발 경향 등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아무리 바빠도 속이 탄다. 수도권에 비해 구할 수 있는 정보의 차이가 너무 큰 탓이다. 그는 "지난달 말 서울 몇 개 대학을 돌며 어렵사리 입시자료를 구했는데 수도권에는 이미 배포된 것이었고 상당수 고교에서는 그에 맞춘 준비도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2002학년도 대입 전형이 종전보다 한층 세분화되고 대학 자율이 확대됨에 따라 진학지도 방법, 대학 정보 수집능력 등에서 대도시와 지방 사이에는 물론 동일 지역내 고교 간에도 상당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열악한 교육 여건 속에 불평등 경쟁을 호소하는 지방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고 지역-학교간 학력 격차와 대학진학률 차이 등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입시전문가들은 2002학년도 입시에서는 수험생들이 가고자 하는 대학과 학과의 입시요강과 세부 전형정보를 얼마나 입수하고 그에 맞춰 준비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경우 주요 대학 접근과 정보 취득이 쉽고 입시설명회 등이 자주 열려 개인적인 준비도 가능하지만, 이것이 어려운 지방에서는 학교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고 정보를 입수해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수도권과 지방, 고교별 진학지도 방향 등에 따라 실제 준비 정도나 움직임이 천차만별이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심층면접이 처음 도입된 지난해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대구지역 고교들의 경우 사전에 이같은 정보를 입수, 대비한 몇몇 학교는 80%이상의 합격률을 보였으나 대부분 학교들은 한두명을 합격시키는데 그쳤다.
대구의 한 고3교사는 "전체의 약30%를 차지하는 수시모집은 어떻게 준비시켜야 할 지 잘 모르겠다"면서 "학교별 분위기나 교사들의 준비 정도 등에 따라 입시 결과에 차이가 클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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