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간게놈 연구 현황

입력 2001-02-13 08:00:00

'선진국들의 게놈연구에는 뒤지고 있지만 한국인에게서 자주 발병하는 질병과 관련된 기능 유전자 발굴 등 틈새전략적 연구방향으로 선진국을 따라잡자'11일 미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인간게놈 완성이 발표된 가운데 우리나라 인간게놈 연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생명공학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인간게놈 관련 연구는 미국을 100으로 보았을 때 4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에 비해 유럽연합(EU)은 80%, 일본은 70%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부문별로는 DNA 칩 제작 및 활용기술군에서 △특이 유전자배열 발굴기술, 올리고칩 제작기술이 최하위 수준이었으며 △수천개 유전자를 고밀도 점적한 c DNA 칩제작및 탐색기술이 중간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또 단일염기다형성(SNP) 발굴기술군에서는 SNP 지도작성과 질병관련 SNP 발굴기술 모두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프로테옴 분석기술군의 경우 △의약 후보물질 초고속검색 기술이 중상위에 올랐으나 △단백질구조 규명과 고해상도 2차원 전기영동 기술이 중간 △고속 단백질 동정 기술은 중하위권이었다.

그러나 그외 유전자기능 네트워크 분석 기술군, 실험동물이용 생체기능 분석 기술군, 생물정보학 등에서는 전반적으로 중간 이상의 기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지난 99년 말 정부 차원의 21세기 프론티어사업의 하나로 '인간유전체연구사업단(단장 유향숙)'을 발족, 위암과 간암, 간염, 폐암, 결핵 등과 같이 우리나라에서 주로 문제시되는 질병 유전자의 기능을 규명하는 데 연구역량을모으고 있다.

특히 사업단은 우리나라의 유전체 연구방향을 한국인에게 자주 발병하는 질병과 관련된 기능 유전자 발굴 등 틈새전략적 연구방향으로 진행함으로써 선진국에서 집중하지 않는 틈새기술을 개발해 산업적 응용을 선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사업단은 오는 2003년까지 1단계로 핵심기반기술 및 한국인 특유의 유전자원을 확보키로 하고 2단계(2004~2006년)로는 신규 유전자의 정밀 기능분석 및 응용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마지막 3단계(2007~2010년)로는 곧바로 약품개발에 쓸 수 있는 최종 신약 후보물질 5종 발굴 및 진단.치료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단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한국인 특유의 SNP(단일염기다형성) 발굴 등 5개분야 총 20개 세부 사업에 대해 40개의 연구과제를 선정했다.

분야별로 보면 제1분야인 '위암/간암 유전자 및 관련 단백질 초고속 발굴'의 경우 c DNA 배열(수천개 유전자를 손톱만한 슬라이드에 고밀도 점적한 것)에 6개 과제가 복수 선정되는 등 모두 11개 과제가 선정됐다.

또 제2분야인 한국인 특이 SNP 발굴에 5개, 제3분야 위암/간암 관련 유전체 기능연구에 11개, 제4분야인 한국인 호발성 질환 유전체연구에 10개, 제5분야인 유전체연구 기반기술 활용시스템에 3개 등의 과제가 뽑혔다.

사업단은 올해 안으로 위암/간암 특이 c DNA칩 개발 등 유전체 기능연구를 위한토대를 마련하고 2년 후에는 위암.간암의 진단용 킷 개발, 후보 유전자 1천500개 및 목표유전자 150종에 대한 특허보유, 신약 1차 후보물질 5종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유향숙(兪香淑) 박사는 "게놈프로젝트의 유전자지도가 99% 완성된 만큼 이제는 각각의 유전자 기능을 밝히는 '미니 게놈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위암과 간암의 정복이라는 현실적이고도 당면한 과제를 중심으로 유전자진단, 치료기술의 개발에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번에 발표된 인간게놈지도를 분석한 결과 인간의 유전자 수가 당초 예상했던 10만개 정도에서 2만6천-4만개 정도로 나타남에 따라 그만큼 우리가 주력하고 있는 유전자 기능연구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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