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이 9일 분식회계 사실을 스스로 밝히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분식회계는 말 그대로 회계에 그럴듯한 덧칠을 하는 것으로 보통 부채는 되도록 줄이고 자산은 최대한 늘려 자기자본을 부풀리는 한편 있지도 않은 이익을 계상, 재무제표를 허위로 꾸미는 방식이 동원된다. 해외차입금을 부채에서 아예 누락시키거나 채권, 재고자산, 설비 등을 장부에 허위로 기재하기도 한다.
이같은 분식회계는 기업의 부실, 방만경영으로 이어지고 금융질서를 무너뜨리기 때문에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 기업 당사자는 물론 해당 회계법인은 사법적인 책임을 면치 못하게 된다.
또 투자자들이 분식회계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해당 기업과 임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어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동아건설이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스스로 불법적인 분식회계 사실을 밝히고 나선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한다. 업계관계자들은 법위반에 따른 불가피한 처벌을 감수하더라도 우선 회사를 살리고 보자는 절박감이 스스로 분식회계를 고백하고 나선 배경인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건설은 이 회사를 존속시키는 것보다 청산하는 편이 낫다는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한 삼일회계법인이 회사의 가치를 과소평가했다는 입장이다. 바꿔 말하면 회사를 청산하는 것보다 존속시키는 편이 가치가 크다는 입장이다. 불법적인 분식회계사실을 고백하면 이 부분을 고려해 실사가 다시 이뤄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청산보다 존속쪽의 가치가 크게 평가돼 우선 회사를 살릴 수 있다는 계산을 했음직하다는 것이다.
동아건설의 주장은 이렇다.
매출과 당기순이익 감소는 기업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져 경영위기를 불러올 수있기 때문에 건설경기 침체로 적자가 누적돼가던 지난 88년 분식회계를 시도했으며 이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으로 지정된 97년까지 10년간 분식회계를 했다는것이다.
수법은 매년 12월 해외부문 결산과 국내부문 결산을 합하면서 실제보다 환율을 높게 적용, 해외부문의 달러매출을 부풀리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으며 10년간 부풀려진 금액은 7천억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워크아웃 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회계처리가 투명해지면서 분식회계는 사라졌으며 당시 고병우 회장 주도로 분식회계에 따른 과다계상 매출액을 99년 결산에 산입, 모두 털어냈다고 동아건설은 밝혔다.
99년 결산당시 동아건설은 1조3천6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었다.
동아건설 관계자는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가 사법처리될 뿐더러 기업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99년 당기순손실에 분식회계처리에 따른 과다계상 매출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밝힐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이번 삼일회계법인의 실사에서는 이같은 사실이 반영되지 않은 채 99년 결산에서 털어낸 분식회계로 인한 과다계상 금액이 계속 미수금액으로 처리됐으며 이로 인해 동아건설의 전체 채권회수 기일이 길게 잡히는 바람에 기업의 미래가치가 하락해 "청산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유도됐다는 것이다.
동아건설 고위관계자는 "법원이 분식회계 처리 사실과 이를 99년 결산에서 일괄처리한 점을 감안, 자산실사를 다시 할 경우 청산가치보다는 기업을 지속시키는 가치가 높게 나올 것"이라고 말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분식회계를 고백했다는 분석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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