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찾는 환자들 소포장 '실랑이'

입력 2001-02-07 00:00:00

약국의 일반의약품 낱알 판매가 전면 금지된지 1개월이 지났지만, 비타민제 진통제 소화제 피로회복제 등 시민들이 자주 찾는 약품의 소포장 생산이 늦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전체 7천여종의 일반의약품 가운데 4천여종만 소포장 약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5일 오후 대구시 중구 모 약국. 심한 생리통으로 진통제 한알을 사려고 이 약국에 들른 김모(여·42·대구 대신동)씨는 소포장 약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200알이 든 예전 통약을 팔 수밖에 없다는 약사와 언쟁을 벌였다. 김씨는 "이렇게 필요도 없는 약을 매번 사야 한다면, 이보다 큰 낭비가 어디 있냐"며 결국 약 사는 것을 포기했다.

복지부가 신포장으로 출하가 안된 약의 경우 약품 설명서만 동봉하면 10정 단위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임시조치도 설명서가 공급되지 않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 약사회 석광철 홍보위원장은 "일부 약국에서는 설명서를 복사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또 제약사에서 재고 약품을 회수하지 않아 일부 약국에서의 낱알판매는 계속되고 있다.

대구시 중구 이모 약사는 "통약 재고품 처분을 위해 단골 고객에게는 낱알판매를 하고 있다"며 "법으로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재고품 처리에도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 달서구 신모 약사는 "소포장 생산에 따른 약값이 평균 40%나 인상돼 손님들마다 비싸다는 항의를 한다"며 "손님 유치를 위해서는 당분간은 낱알판매를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