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그래픽

입력 1999-11-25 14:02:00

가상현실을 구현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컴퓨터 그래픽스(CG)다. 영화 '폭로'에 등장하는 '코리도'라는 가상공간도 CG로 만들어낸 것이다. 컴퓨터 게임인 '툼레이더' 시리즈의 주인공 라라 크로포드는 가상공간의 액션 히로인이다. CG의 산업적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가상생명체인 공룡이 대거 등장하는 영화 '쥐라기공원'의 매출액은 국내 자동차 총수출액과 맞먹었다. CG의 응용분야가 오락산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외국에선 공항이나 신도시 건설 등 대형공사, 석유탐사시 지표면 사전탐사, 의학실습 등에 CG로 만든 가상현실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군에선 비행 시뮬레이션을 통한 파일롯 양성 과정은 물론 가상전쟁 시나리오를 꾸밀 때도 CG를 활용한다.

세계 CG시장은 미국과 일본이 양분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CG 업체로 리듬앤휴(Rhythm & Hue), ILM, 픽사 등이 있으며 광고·영화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업체들은 놀이공원의 대형 영상물, 전자오락, 멀티미디어 타이틀 등에서 두각을 보인다.

국내에서 CG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것은 지난 93년 '쥐라기공원'이 개봉한 이후다. 대표적인 CG 전문업체로 신씨네그래픽스, 비손텍, 제로원픽쳐스, 미디아트, LIM 등이 있었으나 IMF 이후 신씨네, 비손텍, LIM 등 3대 메이저사 마저 무너졌다.'토이스토리'처럼 완전 CG로만 제작된 영화까지 출시되는 마당에 국내 CG의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CG분야 투자에 인색하고 인식수준도 낮다. 가뜩이나 영세한 CG업체들은 가격 경쟁으로 화를 자초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CG의 활용분야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영화, 게임 등 오락산업 뿐 아니라 어마어마한 시장 잠재력을 지닌 가상현실 분야에서도 CG의 활약이 기대된다. 앞으로 누비게 될 가상영토가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나 '메이드 인 저팬'이 아닌 '메이드 인 코리아'로 남아있으려면 지금부터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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