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제조업 투자 불모지로

입력 1998-12-15 00:00:00

5대그룹 서비스업 주력·외국인도 기업 외면

국내 5대 그룹들이 대구지역에서 연관산업발전, 고용창출 등 경제파급효과가 큰 제조업보다 현금을 쉽게 끌어가는 금융, 유통 등 서비스업 투자에만 열을 올리는데다 외국인들도 지역투자를 외면, 대구·경북이 국내외 투자 불모지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는 삼성, 현대, 대우, LG, SK 등 5대그룹으로부터 전략적인 아웃소싱(외주)이나 기술지원을 받는 협력업체·벤처기업마저 거의 없어 중소제조업 기반도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이에 따라 삼성·대우간 빅딜 추진으로 삼성상용차, 구지자동차공단 등 지역 자동차산업에 대한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기업의 지속적 설비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대구산업은 치명적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재정경제부의 '98년 시·도별 외국인투자 현황(신고기준)'에 따르면 대구시는 올들어 10월말까지외국인투자액이 8천4백만달러로 7대도시중 4위를 기록했으며 경북도는 6천4백만달러로 9개도 중6위에 그치는 등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의 외자유치 총액 55억3천1백만달러중 대구·경북이 차지한 비중은 2.7%로 서울 41.4%, 부산·경남 16.1%, 인천·경기 14.3%에 크게 뒤떨어졌다.

이처럼 지역이 다른 시·도보다 외국인 투자액이 적은 것은 위천공단 표류, 고속도로 등 기반시설부족 등 투자여건이 좋지않은데다 지자체의 외자유치 역량부족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대구시와 경북도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서울에 투자유치사무소를 개설하거나 외국인투자유치협의회를 구성하지 않았으며 전담인력도 6, 7명에 불과, 타시도의 20~30여명보다 크게 적어 외자유치가 겉돌고 있다는 것이 관계기관의 분석이다.

한편 삼성그룹은 연고기업이라는 지역정서에 편승, 지난해 연 홈플러스 대구점을 통해 평일 5억5천만원, 토·일요일 9억~10억원의 전국 단위유통업체중 최고의 매출고를 올리고 있으나 이를 지역금융기관에 전혀 맡기지않고 서울로 올리고 있다.

삼성은 또 대구지역 생명보험시장의 34.6%(수입보험료 기준)를 점유하는 삼성생명을 필두로 삼성투신,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여신기능이 취약한 제2금융기관을 통해 지역자금을 끌어가는 금융업에 주력할 뿐 삼성상용차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제조업분야 투자를 외면하고 있다.현대, 대우, LG, SK그룹도 보험, 증권, 투신 등 비은행권 기관의 점포수만 늘려갈 뿐 지역에서 산업 전후방효과가 크고 연관산업발전 및 고용창출효과가 큰 제조업에는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고있다.

한국은행 대구지점에 따르면 대구가 5대 대기업의 제조업 투자 사각지대화하고 있는데 따른 여파로 대구는 대기업(종업원 3백명이상) 비중이 0.52%에 불과, 인천(1.08%) 광주(1.34%) 대전(0.94%)부산(0.54%) 등 전국 6대 광역시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金海鎔·李大現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