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RB 금리 0.25%P인하 단행

입력 1998-09-30 14:28:00

미국 연방준비제도 공개시장위원회가 29일 연방기금 금리를 종래 5.5%에서 0.2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한 것은 두 갈래로 나눠 해석할수 있다.

첫째 아시아에서 시작돼 러시아를 강타하고 남미를 위협하고 있는 세계금융 위기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라 미국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시인했다는 점이다.둘째는 그러나 미국경제가 아직도 건실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세계금융위기가 미국경제에미치는 영향을 막기 위한 예방조치로 금리를 내리기로 했지만 금리인하의 부정적 영향을 가능한한 최소화하기 위해 미(微)조정에 그쳤다는 점이다.

먼저 지금까지 연준의 입장은 세계금융위기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예방하는데 긍정적인 작용을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연준 통화정책의 목표가 8년째 유지하고 있는 호황기조를 흐트릴 수 있는 가장큰 위험인 인플레이션을 막는 것이었기 때문에 세계금융위기는 각국의 대미달러 환율 인상과 미국의 수입물가 인하 효과를 발휘, 미국 국내경제의 인플레이션을 막는데 가장 큰 효자노릇을 해왔다는 분석이었다.그러나 세계금융위기는 미국경제에 대한 이러한 긍정적인 작용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수출수요를 감소시켜 미국의 기계류와 전자제품, 농산물의 수출을 현저하게 감소시켜왔고 반대로 값이 싸진 외국물건들은 봇물 터지듯 미국으로 몰려들어 수입이급증, 결국 무역수지적자를 확대시키는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수출수요 감소는 일부 지역에서 심각할 정도로 실업을 유발했고 이제 이러한 영향이 전반적인 미국경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연준이 지금까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경기과열과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이었다. 그렇기 때문에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공개시장위가 열릴 때면 경기과열을 식히기 위한 금리인상 가능성이 항상제기되곤 했었다. 이번 공개시장위 회의결과를 보면 이러한 연준의 우려는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같다.

이번 금리조정이 미조정에 그친 만큼 한국이 대미수출증가와 외국인 투자증가를 크게 기대하기는어려울 것 같다.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은 여태껏 강세를 유지해왔고 환율까지 엄청나게 오른 대미수출환경에서도 한국의 대미수출은 기대이상으로 늘지 않아 왔었다. 한국의 대미수출 부진원인이 미국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쪽에 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이 정도의 금리 미조정으로 국제 유동자금들이 안정성이 가장 높은 미국을 벗어나 위험성이 상당이 있는 한국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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