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한국화는 심상표현중심의 현대적 화풍이 우세를 보이지만 순수조형미 추구나 주제의식이 약하고 작가의 주관적 감성표출이 주류를 이룬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호남 남화의맥을 잇는 광주지역 수묵화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구태의연하게만 보는 시각은 교정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구.광주의 대표적 수묵화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대구.광주 수묵대전'(8~20일 대구문예회관)을 기념, 8일 오후 3시 대구문예회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
'대구 한국화의 현주소와 금일적 과제'를 발표한 계명대 미대 이중희교수는 대구 한국화풍은 구상.비구상을 절충한 반추상과 심상표현의 추상적 경향이 두드러지는반면 자연주의 화풍은 크게 미약, 대구의 동양화단이 보수적 경향에서 벗어나 현대적 화풍을 지향하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조형성이나 현실분석을 통한 문제의식 제기는 미미해 단순한 묵기(墨氣)의 추구 또는 즉흥적 기분 내지는 감성의 표출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전통수묵의 매재를 사용함에도 표현내용면에서 난해한 점도 한국화의 대중화를 가로막는 한원인이라고 이교수는 지적했다. 심상의 내용이 무엇인지 애매모호한 작풍(作風)이 많은데다무속.기(氣).도(道) 등 일반감상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주제가 많다는것. 전통적 주제를 오늘에 맞게 재해석하고 철학적 사유를 거쳐 시각적으로 요약정리, 공감을 자아내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교수는 강조했다.
한편 조선대 미술대 박정기교수는 '남화의 전통과 현대적 모색'주제의 서면발표에서 사군자나 문인산수화 위주의 남화(南畵)전통이 가장 뚜렷이 유지되는 곳이 호남화단이며, 광주지역작가들은 호남 남화의 형식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세계를 추구하는수묵작업에 치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치 허련(許鍊.1809~1892)이래 도도한 맥을 이어온 광주의 수묵화풍은 젊은 화가들을 중심으로 80년대 한때 호남 남화의 틀을 벗어났으나 90년대들어 복귀, 수묵의 표현특성에 현대적 소재를 융화하는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것.
이와함께 호남의 수묵문인화에 대한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평가와 일본화풍의 잔재 등 숱한오해는 바로잡아져야할 것이라고 박교수는 강조했다. 미술장르의 파괴현상이 한국화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지금 그어느때보다도 전통수묵의 재발견과 재인식이 요구되며 한국화의 대종을 이루어온 전통수묵에 눈을 돌리지 않을 경우 새로운 활로는 찾아질 수 없다고 역설했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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