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는 야당총재로 부활

입력 1998-09-01 15:35:00

지난해 11월21일 전당대회에서 총재자리를 내준 지 9개월10일만인 8월31일 총재직에 복귀한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총재는 개인적으로는 대선패배 이후 당의 명예총재로 정치일선에서물러나 있다 전면으로 나서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이총재의 복귀는 또한 김대중(金大中)정권에 대한 유일한 견제세력의 수장으로서 지난 대선에 이어 다시 맞서는 위치에 복귀했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총재 개인의 차원을벗어나면 이회창체제의 한나라당이 맞이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결코 이총재의 앞날이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회창체제의 한나라당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크게 내부와 외부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7.21 대선후보 경선이후 아물지 않고 있는 경선후유증을 치유, 당의 결속을 강화해야 하는 것이다.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치러진 이번 전당대회로 인해 이총재 지지세력과 여타세력 간에는 치유하기 힘든 감정의 골을 만들어 놓았다. 실제로 이총재 개인의 포용력 부족과 측근인사들의 면면과 행태를 들어 "이회창 밑에선 일을 못하겠다"는 이야기가 당 안팎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총재가 총재경선의 낙선자 세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끌어안고 갈 수 있느냐, 자신의 울타리 안에 반대파를 담을 수 있느냐의 문제는 그의 정치력을 시험받는 첫 관문이 될전망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이총재는 의원 빼내가기와 대선자금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한 정치권 사정기류 등으로 냉각국면에 접어든 대여관계를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의 과제 또한 풀어야 한다. 그가 야당총재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느냐의 과제다.

여당의 의원 빼내가기는 정예화된 야당건설을 위한 당의 '슬림화' 즉 반대세력 정리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자신이 후보로 나섰던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의 수사방침은 곧바로 자신의 문제로 귀착된다는 점에서 당장 발등에떨어진 불이 될 것이다. 또한 전 정권의 경제실정과 관련한 경제청문회의 개최 여부 또한그의 발목을 잡는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다 그가 강조한 대로 강한야당, 새로운 정당을 위한 당풍쇄신과 당체제 개혁작업 또한 내부의 반발을 예고하고 있는 복병으로 잠복하고 있다. 공약대로 중앙당 사무처의 축소,지구당 조직개편 등 인원정리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과정에서 야기될 문제 또한 화급을 다투는 현안이 될 것이다.

한 번의 대선실패를 경험삼아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이총재에게당 안팎에 도사리고 있는 이같은 복병들은 대선 재도전의 걸림돌이 될 것이 틀림없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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