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도-묵은 스트레스 훌훌

입력 1998-03-27 14:21:00

활시위 소리로 앞산 기슭 관덕정의 아침이 열린다.

『쉬익…탁』

시위를 떠난 화살이 허공을 가르고 날아 과녁에 꽂히는 경쾌한 울림. 일상에 찌든 스트레스가 말끔히 가신다.

예로부터 궁도는 무예로써 보다 정신수양을 위한 예(禮)와 도(道)의 방편으로 선비들의 아낌을받아왔다. 때문에 지금도 궁도에 입문하는 궁사에게는 인(仁)과 덕(德)의 정신이 담긴 집궁원칙(궁도 9계훈)이 주어진다. 사대(射臺)에서나 일상에서나 절제, 겸양, 베품을 중시하는 궁도정신을생활화 하자는 것.

궁도는 사대에 서서 국궁(각궁)에 화살을 매겨 1백45m 떨어진 높이 8자 폭 6자 과녁을 맞히는운동이다.

80년대 이후 전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린이 부터 팔순 노인에 이르기 까지 남녀 누구나즐길 수 있는 레포츠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기록경기인 양궁과 달리 경기과정 자체를 중시하며 정신운동 쪽에 무게를 둔다. 활을 대할때는몸과 마음가짐을 진중하게 하고, 언행을 삼가며 승자에게 시기하는 마음을 갖지않는 등….그러나 정신운동 못잖게 체력운동이라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 하체고정을 위해 대퇴부 근력을이용, 천근의 무게로 몸을 대지에 박아야 한다. 또 상박근에 힘을 모아야 하며 호흡운동 까지 겸하게 된다. 궁도를 배우면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 척추를 곧게 하고, 가슴발달이 좋아진다. 또한호흡조절로 심폐기능 향상과 위장기능강화, 시력증진에도 도움을 준다.

다른 운동에 비해 금전적 부담이 적은 편이며 활터를 24시간 개방하므로 직장인이 하기에 알맞은운동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궁도를 즐기는 동호인은 8백여명. 대구지역 동호인수는 여성궁사 17명을 포함, 1백30명정도다. 활터는 앞산 '관덕정'과 어린이회관 뒤편 '팔공정' 두곳이 있다. 관덕정은 지역의궁도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오는 5~6월 전국 궁사를 초청, 전국대회를 계획하고 있다.관덕정 박헌팔(朴憲八·68)사두(射頭)는 『궁도가 부유층의 레포츠로 인식되고있어 안타깝다』며『신경질적으로 변해가는 현대인들의 정신건강을 지키는데 우리 전통의 궁도보다 더 좋은 운동은없다』고 말했다.

〈全忠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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