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진단-버스노선개편 왜 늦잡치나

입력 1997-10-27 00:00:00

대구 시내버스 노선개편 절차가 거의 마무리된 것은 지난달. 때문에 지하철 개통 한달여를 남겨둔 지금쯤이면 집집마다 안내책자가 배부되고 언론 등을 통해 홍보가 한창 이뤄져야 할 시기. 그러나 대구시는 지금껏 개편안 확정조차 못하고 있다. 뒤늦게 시내버스 업계가 경영난을 이유로반대하고 나서자 입장이 더욱 어려워진 것. 대구시는 다시 토론회를 30일 개최키로 하는 등 우왕좌왕하고 있다. 시행시기는 지하철 개통과 관계없이 내년으로 미뤘다. 시 관계자는 내년 2월에 시행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시내버스 업계의 반대이유는 경영난. 지하철 개통으로 승객이 10%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새 노선 정착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 오랜 기간 택시나 승용차에 많은 승객을 뺏길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학생들의 방학기간인 12~2월 수입금이 가장 적기 때문에 이 기간에 개편하면 일부 회사는 도산하고 말 것이라는 엄포까지 놓고 있다. 따라서 업계는 지하철 1호선과 중복되는 노선만 조정하는 부분개편이 적당하다는 주장과 함께 시행시기도 내년3월 이후로늦추라는 분위기.

그러나 학계 및 전문가들의 견해는 상반된다. 장대·굴곡·중복 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면개편이 불가피하며, 그후 홍보·시설물설치 등만 제대로 되면 오히려 새 노선을 익히는데 시간이더 적게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시행시기 역시 학생 이용이 적은 방학기간이 가장 적당하다는 견해가 일반적. 버스회사로 봐서도 노선이 빨리 개편될수록 중복노선으로 인한 손실이 줄어들기 때문에 득이 많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부분개편안이나 시행시기 등에 대한 논란보다 시행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보다 효과적으로 시민들에게 사전홍보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정류장, 버스 내안내판 등 시설물도 시민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 아울러 시행후 정착기간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해 각계 토론회나 전문가 자문 등을 지금부터 해나가야 한다고 충고한다.

대구시보다 더 늦게 시내버스 개편안을 마련한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시의 개편안은 번호체계 등 여러가지 면에서 대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째서 늦게 출발한 서울시가 먼저 추진할 수 있는지 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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