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7-10-21 14:46:00

1원과 1달러는 산술적으로 약 9백배의 차이가 난다. 그러나 작다는 개념으로 볼때 차이는 거의없다. 한국인은 '단돈 1원'으로 큰 공사에 응찰하지만 미국인도 '단돈 1달러'에 집한채를 사고 판다. 어떻게 보면 미국인도 일본에 버금가는 경제동물(?)이지만 최근 신문에 난 '1원과 1달러의 이벤트'에서는 목표하는 바가 사뭇 달랐다. 우리의 1원에는 상혼이 묻어 있었지만 1달러의 이면에는 선행이 뒤따랐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1원짜리 입찰이 유행했었다. 입찰제도가 바뀌고 연고권이 무시되면서 1원마술은 종적을 감췄다. 그러나 최근 1원짜리 상혼이 서울종로에서 되살아 났다.현대그룹 계열사인 '티·존'(T·Zone)사는 종로 1호점 개업을 앞두고 '단돈 1원에 시티폰을 준다'고 광고했다. 개점 당일 이 일대는 1만여명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고 회사측은 개점을 연기해버렸다. 티·존사의 1원짜리 이벤트는 PR전술측면에서 크게 성공했는지는 모른다. 그것은 마치LA에서 콩나물을 재배한 어느 교포가 판로를 찾지 못해 쩔쩔매다가 러시 아워에 콩나물트럭을대로에 전복시켜 신문마다 1면 머릿기사를 장식한 예와 같다. 지금도 LA에선 오리엔탈 베지터블이라면 미국인들이 콩나물인줄 알 그때의 소동을 기억속에서 되살린다고 한다. 1원짜리 신화는미국사회에도 존재한다. 소설 '엉클 톰스 캐빈'의 저자 해리엇 스토의 생가가 단돈 1달러에 팔렸다. 생가는 코네티컷주 리치필드의 사립학교 교정에 있었는데 워낙 낡아 학교측이 5만달러에 매각처분공고를 냈다. 사가는 사람이 없었다. 다시 1달러에 내놓으면서 아무도 안사면 철거하겠다고엄포를 놓았다. 3개단체와 개인1명이 사들여 수십만달러를 들여 복원한다는 소식이다. 우리돈 1원과 미국돈 1달러의 차이에서 바로 문화를 사랑하는 차이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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