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상(溪上)서당 보존대책 시급

입력 1997-05-27 14:03:00

"퇴계 이황 저술활동·후학양성 주무대" 퇴계 이황의 저술활동과 후학양성의 주무대가 됐던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소재 계상(溪上)서당 터가 도로에 상당부분 잠식된 사실이 최근 밝혀져 보존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있다.퇴계학권위자 포항공대 권오봉교수는 26일 계상서당 일대를 최근 답사한 결과 서당터가 군도에잠식돼 계상서당 터 복원에 걸림돌이 되고있다고 밝혔다.

한편 퇴계 이황 종손측은 계상서당 복원을 위해 군도이설이 필요하다는 요지의 진정서를 안동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계상서당 일부를 잠식한 도로는 농어촌 도로로 이용되다 지난 93년 군도로지정됐다.

퇴계 15대종손 자제 이근필씨(65·온혜초등교장)는 "계상서당 인근 도로 2백m를 이설할 경우 계상서당 복원이 가능할 것"이라 말했다.

계상서당은 퇴계 이황이 49세때 풍기군수에서 물러나 안동 도산면 토계리에 서당을 건립, 60세이후 도산서당으로 옮기기전 10년간 후학양성과 학문연마를 하던 유서깊은 곳.

특히 계상서당에서는 이황의 대표적 저서인 자성록(自省錄) 계몽전의(啓蒙傳疑) 고경중마방(古鏡重磨方)등을 완성했으며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 일부도 이곳에서 저술했다.

또 계상서당에서 율곡과 이순신 둘째 형인 이요신등과 교분을 맺은 것은 물론 퇴계가 병중 제자들의 시병을 받고 운명한 곳으로 문헌에 기록돼있다.

퇴계문집등에 따르면 계당서당은 온돌을 갖추지않은 한칸규모였다고 한다. 또 계상서당 인근에는네모난 연못인 방당(方塘)과 제자들이 공부하던 계제(溪齊), 퇴계주거지인 한서암(寒棲庵)이 위치했다는 것.

권교수는 "퇴계가 후학을 양성한 20년 교육기간 전반부인 10년생활의 자취가 남겨진 계상서당은퇴계학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있다"며 "국학유적의 보존과 활성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이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안동시관계자는 "계상서당터의 진위여부가 확인될 경우 도로이설 타당성여부를 조사할것"이라 밝혔다.

〈柳承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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