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출신 여성학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가 쓴 '오래된 미래'라는 티베트 고원 위의 라다크 지방에서 16년이상 머물면서 라다크인들의 전통적인 생활방식과 그 장점, 또한 최근에 밀어닥친 라다크의 개발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여러가지 부정적인 현상들을 함께 기록한 책이다.라다크는 비록 풍요하지는 않지만, 오랜시간에 걸쳐 형성된 여러가지 전통과 삶의 방식들을 지키고 신을 믿으며 경건하게 살아가는 곳. 낭비도 오염도 없는 사회, 범죄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고,공동체는 건강하고 튼튼하며, 10대 소년이 극히 자연스럽게 어머니나 할머니에게 유순하고 다정스럽게 대하는 사회가 바로 라다크였다.
서구사회에서 태어나 서구인들의 삶만을 보아온 저자에게 가난하나 경건하고 행복하며, 복된 노동과 축제의 기쁨속에 살아가는 라다크 사람들의 삶은 경이 그 자체였다.
그러나 라다크도 점차 외부세계에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서구문명과의 급격한 조우속에서 라다크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은 빠른 속도로 무너져간다. 서구식 개발이 시작되어자급적 생산관계속에서 만족해왔던 라다크도 연료와 각종 소비재를 수입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외화를 벌어들여야 하는 대외의존적인 경제구조로 바뀌어가게 된다. 경제구조의 변화와 함께 사람들의 의식도 변하기 시작한다. 라다크의 전통적인 가치는 부정되고 라다크 사람들에게 지금까지의 가난하지만 검소하고 행복했던 삶이 별안간 초라하고 구차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10년전에 비해 생활은 놀랄만큼 편해지고 풍부해졌지만 맑은 강, 깨끗한 공기, 공동체적 삶의 질서, 도덕성 같은 물질적 가치보다 사실은 더욱 중요한 정신적인 가치들을 개발의 대가로 잃어버린 라다크는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저자는 제3세계에서 개발과 진보가 야기하는 문제들에 대해 놀라울만큼 침착하게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라다크가 주는 가장 큰 교훈을 저자는 삶 그 자체에 대한 순수하고 구김없는수용이라고 보고 있다.
이 책은 환경과 그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파괴하지 않는 진정 새로운 발전의 모델을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앞으로 더욱 넓고 크게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발이 반드시 파괴를 뜻할 필요는 없다'는 저자의 말처럼 개발과 창조, 공생이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많은 시사점을주는 책이다.
〈신남희·새벗도서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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