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허물어져가는 것들엔 기약없는 아쉬움이 깃들어 있는 법.
융성했던 불교문화의 파편만이 덩그라니 남은 절터도 예외는 아니다.
감은사지(感恩寺址). 신라 신문왕이 부왕인 문무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동해안변에 창건했다는 호국사찰. 1천3백여년 된 감은사에는 절집 터와 두개의 3층석탑만이 남아있을뿐 찾는 이없이 겨울바람만 스산하다.
금방이라도 은은한 향내가 풍길 것 같은 절터. 불상도, 신도도 자취를 감췄건만 세월의 풍상에도아랑곳없이 가장 향토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임을 알려주는 영원한 도량이다.농악, 화관무, 절터등 한국적 소재들을 영상화해온 정인효(鄭寅孝·36·신일전문대 사진영상과)교수는 "사진작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선조들의 자취를 더듬어보고 싶어한다"며 "앞으론 가야 유적을 테마로 작업할 계획"임을 밝힌다.
문화유산·전통의 흔적과 자취들만이 유산의 전부가 아니듯 문화유산을 찾고 보존하는 동시대인들의 소중한 마음이 곧 유산임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金辰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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