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與野는 對話로 難局풀라

입력 1997-01-10 14:38:00

되풀이 하는 얘기이지만 우리 정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또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은. 무엇을하는 사람들인지 새삼 묻고 싶은 요즘이다.

노조가 파업을 하고 경제가 위기에 봉착, 멕시코형(型) 경제붕괴를 우려하는 경고가 국내외에서심상찮게 쏟아지는 요즘이다.

그런데도 여당은 야당과의 대화를 통해 거국적인 대처 방안을 모색하기는 커녕 "당분간 야당과는대화를 않고 당정(黨政)협력만으로 난국에 대처하겠다"니 그 속셈을 알 길이 없다.지금 같은 총체적 불안 상황에서 여야간의 대화가 없고 난국을 풀어 보려는 아무런 노력조차 없다면 '도대체 여야 정치인들은 언제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정치력을 발휘 하겠다는 것'인지 묻고싶다.

지금의 파업 사태만 하더라도 1차적인 책임은 여당의 노동관계법 기습통과가 도화선이었다.그런만큼 여당은 통과 당시 "노동법 통과는 정당하고 잘한 것이다"라고 당당했던 그 주장들을 앞세워 야당을 설득하고 파업 근로자들과 대화해야 할 일 아닌가. 그런데도 여당의 어느 한 사람가타부타 말이 없는 가운데 기껏 '대야(對野)접촉불필요'에 '파업 근로자 사법처리 대응'이 고작이니 정치는 이 위기국면에서 증발된 셈이다.

주지하다시피 현행법과 현실사이에는 종종 미묘한 간극이 있기 마련이고 이 틈바구니의 완급과경중을 정치력이 조절, 해결해주기 마련이거니와 우리 정치는 이런 측면에서 스스로의 무력함을또한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야당 또한 마찬가지다.

노동법 개정에 관한한 대화의 기회가 있었지만 노동법 개정이란 '뜨거운 감자'의 여당 단독 처리를 수수방관하다시피 허용해 놓고 이제 와서 노동법 재개정협상을 들고 나온 것은 야당 또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로 시종하고 있음이 아닌가 싶다.야당은 이 시점에서 무조건 여당과 맞설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입장을 이해는 하지만 파업을 지지할 수만은 없는' 성숙된 자세를 천명해야 된다고 믿어진다. 비단 파업뿐 아니라 경제, 사회, 남북문제등 우리는 과거 어느때보다 급박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때 여야가 입을 다물고 돌아앉아 있다면 국민은 누굴 믿어야 할는지 답답할 뿐이다.여야는 지금 바로 대화하고 협상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국가적인 결집력과 구심점이 생기고 그 힘으로 난국을 돌파해 나갈 수 있는 국가적저력이 생기는 것이다.

혹시 지금의 위기를 대선(大選) 전략과 연결시키려는 정치지도자가 있다면 그는 국민의 이름으로지탄받아 마땅하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