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정국'野입장

입력 1997-01-04 00:00:00

국민회의와 자민련등 야권은 3일 시무식과 함께 '반독재공동투쟁위'를 열어 여야영수회담개최를거듭 촉구하면서 대여투쟁의 고삐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양당은 이번 노동법정국이 사실상 대선정국의 전초전성격이라는 점을 의식, 노동계의 파업사태등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투쟁강도를 높이는등 장외투쟁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조세형총재권한대행 주재로 시무식을 가진 국민회의는 자민련과의 대선공조를 통한 정권교체를 강조하면서 당의 결속과 단합을 유달리 강조했다. 제3후보론을 내세우는 일부 중진들과 김상현지도위의장등의 본격적인 당내움직임을 겨냥한 것이다.

이와함께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반독재투쟁공동위'3차회의를 열어 여야영수회담을 거듭 촉구했다. 양당은 노동계의 파업사태확산등 노동법정국을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3김회담을 통해 노동법과 안기부법을 유보하는 등으로 매듭을 풀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여권이 영수회담개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바꾸지 않고있어 야권의 영수회담제의는 장외투쟁을 위한 명분축적용이라는 인상이 짙다. 공동위는 이와함께 여야가 함께하는 일체의 행사참여를 거부하고 국회의원의 공무담임권 침해에 대한 헌법소원과 노동법과 안기부법 효력정지가처분신청등 2단계 법적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야권은 이날 3부요인과 여야지도자들을 초청한 청와대신년하례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앞으로 의원외교활동과 친선활동등에도 불참하기로 했다.

양당은 영수회담이 거부될 경우의 장외집회등은 오는 7일 김영삼대통령의 연두회견을 지켜본뒤 4차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투쟁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야권이 검토하고 있는 다음 투쟁수순은 김대중 김종필총재가 참석하는 전국대도시 연쇄옥내집회와 공동신년기자회견등이다.국민회의는 이날 발간된 당보를 통해 '그때 그 약속 지켜지고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92년 대선당시 김대통령의 신문광고 대선공약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물구나무 서버린 YS공약'이라고 비판공세를 펴기도 했다.

○…자민련은 여야 영수회담을 계속 거부할 경우 장외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대여 강경기류속에서도 김종필총재가 직접 나서서 내부결속을 더욱 강조하는 등 국민회의측과는 일면 다른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김총재는 3일 마포당사에서의 시무식을 통해 노동관계법과 안기부법 개정안의 날치기통과를 비난한뒤 "민주정치는 오기나 감정으로 하는게 아니라 순리에 따라 여야간 대화를 통해 해나가야 한다"며 영수회담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김총재는 이날 최각규 강원지사등 지난 연말 탈당한 인사들에 대해선 다소 의외로 "용서해주자"고 주문했다. 당사앞엔 강원도청으로 갈 항의단 버스까지 대절해놓은 상황이었다.이같은 반전은 대선정국에서의 추가탈당사태를 막기위해 당내결속을 다지는게 급선무라는 판단에따른 것이다. 김총재는 "그들을 나무라는 정열을 우리 당이 앞으로 해야 할 일에 쏟아주길 바란다"며 당내 단합을 강조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여권을 향한 화해제스처라고 서둘러 단정짓기도 했다. 국민회의와의 소위 DJP공조에서 열세를 면치못할 경우를 대비, 여권과도 일정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캐스팅보트를 쥘수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게 대선정국에서 보다 유리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더욱이 국민회의와의 반독재투쟁공동위를 통해 의원외교를 포함, 여·야 공동행사에는 일절불참키로 거듭 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준규 최고고문이 오는 7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의원포럼(APPF)에 신한국당 유흥수의원을 단장으로 신한국당 차수명, 국민회의 정한용의원과 함께 한국대표단의 일원으로 참가키로 결정,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徐明秀·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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