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 영화 흥행 호조

입력 1996-11-30 14:01:00

평균제작비의 3분의1에도 못미치는 저예산영화들이 몸값 상승과 해외로케의 우리영화 풍토를 비웃듯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세친구'(감독 임순례)는 불과 3억4천만원의 제작비를 들이고도 현재 관객 5만명을 넘어 짭짤한흥행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상반기 최고 문제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감독 홍상수)도 인기배우를 한명도 쓰지 않고 톡톡한 성과를 거두었다.

또 곧 대구서도 개봉될 '악어'도 이중 하나. 3억5천만원의 제작비를 들이고도 아름다운 영상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꾸며내는데 성공했다는 평을 들으면서 흥행 호조를 예감하고 있다.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은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도 곧 개봉예정이다. 모스크바영화학교에서 영화수업을 하던 김응수감독은 철저한 독립영화 제작방식으로 5억원을 들여 이영화를 완성했다. 또 영화 '성철'을 제작중인 박철수감독은 '몸'과 '산부인과'를 저예산으로 찍겠다고 밝혔다.

올해 우리 영화 평균제작비는 10억원. 92년 최대흥행작인 '결혼이야기'만 하더라도 실제작비는 4억5천만원에 불과했고 93년 최대흥행작인 '투캅스' 역시 실제작비가 7억원을 넘지 않았다.그러나 최근 배우 몸값 상승과 인건비 상승으로 제작비 15억원이 넘는 영화들이 대거 만들어지면서 제작비를 껑충 올려놓고 있다. 3년새 제작비가 3배로 급상승한 것이다. '귀천도' 22억, '진짜사나이' 20억, '박봉곤 가출사건'은 13억원을 투자했다. '귀천도'의 경우 관객 20만명을 끌고도 아직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영화시장의 규모로 보아 저예산 영화는 절실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영화인들은 입을 모은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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