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마닐라 韓美정상회담 전망

입력 1996-11-07 00:00:00

"주요현안 총체적 재점검"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빌 클린턴미국대통령은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 앞서 오는2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클린턴행정부 2기(期)출범에 따른 한.미간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국제정세를 집중논의한다. 지난 4월16일 제주회담에 이어 7개월만에 갖는 정상 만남이다.

이 자리는 클린턴대통령의 재선 승리후 첫 한.미정상회담인데다 최근 북한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비추어 양국의 대북정책 전반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대두된시점이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수 있다. 다시말해 클린턴정부도 북한의 노골적인 도발을직시, 그동안 북한에 대해 구사해온 연착륙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회등 자국내의 강력한 여론을 받아들이지 않을수 없는 시점인만큼 이번 회담이 더욱 주목된다.

사실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즈음해 양국이 적잖은 시각차를 노정시켰고, 대선을 앞둔 미국의 어정쩡한 태도에 대해 우리측으로서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한마디로 제네바 핵합의 파기등 북한측의대미(對美)위협에 미국이 끌려다니는 인상을 지울수 없었다. 따라서 마닐라회담에서는 한.미정상이 이같은 분위기를 일소하고 상황인식을 새롭게 하면서 그간의 북한측 위협전략에 쐐기를 박을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당국자는 6일 클린턴대통령이 재선됨에 따라 예정대로 김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이 24일마닐라에서 열리게 됐다 고 밝히고 마닐라정상회담은 대북정책 전반은 물론 안보, 정치, 외교문제등 양국간 주요현안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하는 자리가 될것 이라고 설명했다.김대통령과 클린턴대통령은 우선 이번 회담에서 최근 북한 잠수함침투사건과 북한군의 심상치 않은 동태등 한반도 정세를 심도있게 협의, 평화정착을 위해 현재의 정전협정이 항구적 평화협정에의해 대체될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여진다.

또 양국이 굳건한 한미연합방위력을 토대로 긴밀한 공조체제아래 어떠한 북한의 도발에도 강력히대응할 것임을 다시금 천명하면서 두 정상은 한반도 4자회담의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북한측의 수락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도 이 자리에서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재선에 성공,자신감을 확보한 클린턴대통령으로서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는 남북한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보다 강력한 대북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정부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번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민간인.군인등 다수의 희생자가 난 만큼 북한의 사과와재발방지 약속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 클린턴대통령의 동의를 받아내는데 주력할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두나라 정상은 현재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협상과 통신시장개방등 양국간의 쟁점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고, 유엔등 국제무대에서의 협조방안도의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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