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버스는 非理없을까

입력 1996-11-04 00:00:00

"맘만 먹으면 [삥땅]가능"

대구 시내버스에는 과연 서울과 같은 비리가 없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서울 시내버스에서 불거진 비리는 두가지. 하나는 노선조정을 위해 담당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줬다는 것. 또 하나는 업주들이 수입금을 회사 수입으로 잡지 않고 삥땅 을 했다는 것. 그럴 경우 업주는 부자가 되지만회사는 가난해져, 버스요금을 자꾸 올려줘야 하는 문제를 초래한다.

첫째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구가 서울과 사정이 다르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 대구버스운송사업조합은 전국에서 대구가 유일하게 시내버스 공동배차제를 실시, 뇌물주는 비리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공동배차제는 버스 노선을 회사별로 나눠 주는것이 아니라, 모든 버스회사들이 전체노선을 돌아가며 운행하는 제도. 따라서 황금노선-적자노선 등을 둘러싼 업자들의 이권다툼이나담당공무원에게 뇌물을 줄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번째 유형에 대해서는 대구라고 별 차이가 있겠느냐 는 주장이 강하다.버스기사들이 가장 먼저 내세우는 근거는 수입금 계산절차의 변화. 과거에는 운행을 마친 뒤 운전기사들이 요금함을 개봉, 수입금을 계산한 뒤 입금전표를 만들어함께 회사 에 제출했다. 그러나토큰이 생긴 지난85년부터는 회사측이 직접 요금함을 열어 수입금을 계산한다. 토큰을 자동으로세는 기계가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 따라서 기사는 배제되고 사장이나 간부-경리직원들끼리 계산을 한다. 이 과정에서 장부가 실제 수입금과 달라진다는 것이 버스기사들의 주장이다.실제 버스기사들은 경리직원이 회사 뒷마당에서 전표를 불태우는 장면을 몇번이나 봤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ㄷ교통은 밤에 요금함을 지키던 직원들이 매일 수입금중 1백여만원씩을 빼돌리다 구속되기도 했다. 수입금을 실제 빼돌리는지는 검찰 수사로나 확인될 수 있는 사안이지만, 그럴 여건은 충분하다는 증거인 셈.

나아가 한 관계자는 이렇게 빼돌려진 돈은 업주 개인통장으로 입금된다 고 보다 구체적 주장을하고 있기도 하다. 회사마다 법인통장과 개인통장이 따로 있어 직원들이 따로 관리한다는 소문은버스업계에 공공연하다는 것이다.

수입금이 계속 빼돌려지면 회사는 결국 회계장부상 적자에 빠질수밖에 없다. 이때 업주는 사채를빌린 양 자신의 돈을 회사자금으로 차입 해 온다. 자기 회사에 자기 돈을 빌려주고 2부이상의고리를 챙기는 것이다. 이밖에 버스회사 가운데 일부는 업주 친인척을 이사.감사 등 직책에 이름만 올려놓은 뒤 월급은 자기가 받아가기도 한다는 소문이다. 이같은 수법은 몇년된 버스기사들이라면 대부분 아는 일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버스노조 관계자는 이 외에도 회사측의 자동차 보험 가입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버스회사들은 대인보험만 가입할 뿐 대물보험에 가입하는 회사는 거의없다. 때문에 사고로 물적 피해를 낼 경우 운전기사로 하여금 벌금 부담 등이 두려워 스스로 상대측과 합의를 보도록 유도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회사는 합의를 미룸으로써 운전기사가 형사입건돼 벌금을물게 되며, 그 벌금은 기사에게 떠넘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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