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문제 선진국과개도국간 대립

입력 1996-10-11 14:45:00

"유엔무역개발회의"

[제네바] 유엔에서 외국인 투자문제를 둘러싸고 선진국과 개도국간 첨예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은 10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주최로 제네바에서 열린

투자토론회에서 외국투자 관련 세계 단일규칙을 마련해야 할지 여부를 놓고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오는 12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첫 각료회의에 앞서 각국

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이번 회의에서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등 선진국측은 선후진국간에 차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단일규칙 도출을 위한 논의를조속히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인도, 중국, 이집트 등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파리 소재 국제상공회(ICC)는 현재 일부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는 외국직접투자(FDI)에 대한 제한조치를 조속히 철폐,외국및 내국투자를 동일하게 취급할 것을 촉구했다.

제3세계 권익보장 운동을 하는 말레이시아의 비정부기구측은 초국적(超國籍)기업(TNC)에 WTO 규칙에 의거한 절대권을 부여할 경우 새로운 식민시대가 시

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UNCTAD는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서 TNC가 어느 때보다 급속한 속도로 세

계적기업체계를 구축해 감에 따라 지난해 FDI가 3천1백50억 달러로 사상초유의 기록을 세우며 세계무역보다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경제의 세계화 속에 투자문제가 정책결정자들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중 하나라는 점에서는 선진국이나 개도국이 모두 동의했다.

그러나 EU는 단일기준을 적용해 투자 장애를 없애면 국가적, 지역적, 세계적차원에서 모두 투자 신뢰가 증대될 것이라는 논리 아래 12월 WTO 각료회담에

서 WTO 차원의 투자규칙 마련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제를 상정해 놓고

지지를 도출해 내기 위한 노력을 적극 펼치고 있다.

반면 중국, 인도, 이집트 등을 비롯한 아시아 및 아프리카 국가들은 WTO에서

투자규칙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하면 자연히 전면적 FDI협상으로 발전할 것을우려, FDI 논의는 이번 UNCTAD 회의로 끝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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