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호화쇼핑 外遊議員 수사를

입력 1996-09-16 15:19:00

국회 여야 부총무단이 출장 목적인 의원외교는 뒷전으로 호화 쇼핑과 관광여행을 했다하여 물의를 빚고있다. 의원들의 집단 해외여행은 비단 이번 뿐만아니라 해마다 하한기만 되면 되풀이, 관례화되다시피 하면서 잡음 또한 무성했었던게 사실이다.

과거 국회에서 빚어졌던 물개가죽 파우치 사건이나 상공위의 뇌물성 외유사건들을 일일이 손꼽지않더라도 일부 의원들이 국회 품위를 손상시키면서 벌여온 작태는 지탄의 대상이 될만한 것이었다. 이번 부총무단 사건도 당사자들이 부인하고 있는만큼 속단할수 없는 일이긴하다. 그러나 해당의원의 해명처럼 최고급 양주인 루이13세 가 아니라 발렌타인 을 사고 고급코트가 아니라 등산복을 1벌 샀다한들 의원외교의 명분을 팽개치고 쇼핑 행각을 벌인 그 자체만으로도 비난받을만하다. 부총무단 일행의 공식 일정을 보면 각국의회 제도 시찰및 의회관계자 면담 이란 출장 목적에 그나마 부합되는것은 러시아 하원(下院)의 운영위원장을 2시간 면담한 것뿐이었다. 나머지는골프모임, 관광, 호화쇼핑과 현지공관이나 기업체 임직원과의 면담및 식사모임이 고작이었으니 이들이 벌인 의원외교의 성과를 기대한다는것은 애시당초 틀린 일이었던 셈이다. 부총무단은 이처럼 알맹이 없는 출장 명목으로 무려 7만4천5백63달러(5천5백여만원)의 국가 예산을 받고도 돈 문제로 또 갈등을 빚어 외국의 공항에서 고성으로 삿대질하는 등 추태까지 벌였다니 의원외교가 아니라 나라 망신을 단체로 시춤

꼴이 됐다.

지금이 어떤 때인가. 전국의 대.소기업들이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감량.감원의 초강수를 쓰며 안간힘을 쓰는 난국이 아니던가. 그런데 국민의 혈세를 쓰며 의원외교길에 나선 이들 의원들이 이렇게 추태를 벌이고 나라 망신을 시켰다니 다만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검찰은 이 문제에 대해여행경비 상한인 1만5천달러를 초과한 물품 구입에 대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정도로 관망자세이며 국회에서는 윤리위를 통한 징계정도를 고려하고 있는 모양이다. 물론 국회의원이란 특수신분과 현행법의 한계에 따른 결과이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불만스럽기 짝이 없다.

공무를 내세워 외유와 쇼핑으로 시종한 의원들의 행태는 직무유기이자 국회 윤리강령1항의 의원품위에 위배되는 행위인 것이다. 그런만큼 철저한 수사를 벌여 이들 행동의 진위를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런다음 거짓 변명임이 드러나면 법적.도덕적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믿어진다.국가가 어려운 이때 정치지도자들이 스스로의 치부를 도려내고 자제할 것을 국민 앞에 선언하는것이야말로 국가를 살리는 첩경임을 지적코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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