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자 羅津.先鋒포럼 참가기

입력 1996-09-16 15:26:00

"24개국 5백여명 '現地 탐색'"

북한 나진.선봉 투자설명회는 15일 폐막됐다. 북한은 낙후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한정된 지역에시장경제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으나 실질적으로 계약은 적고 사회기반 정비의 미비를지적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아사히(朝日)신문은 취재에 참가한 기자의 현장취재기를 16일 기획기사로게재했다. 다음은 이 기사를 정리해 소개한 내용이다.

투자설명회가 열린 회의장은 북한 선봉지구의 중심지에 있는 문화회관. 3층 건물로 극장식으로지어진 이 회관에서 미국.유럽.아시아등 24개국으로 부터 약 5백명이 모였다. 북한은 일본 참가자들을 위해 전후 처음으로 니가타 항구에서 나진까지 여객선 직행편을 인정했다. 평양으로부터25명의 영어.일어 통역이 파견됐고 회의장에는 14일 밤 민속음악과 무용도 펼쳐졌다. 또한 식량부족의 허덕임 속에서도 신장개업한 외국자본계 호텔에서 파티도 열렸다. 나진역 근처에는 중국 조선족이 경영하는 가라오케점이 2개월전에 문을 열어 일본, 중국등지에서 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포럼에는 많은 투자가 기대되던 한국에서 온 참가자는 한명도 없었다. 이점에 대해 북한 관계자에게 질문하자 남측은 악의를 갖고 있다 며 한국을 비난했으나 회의장에서는 한국이 참가하지못한 것을 애석해 하는 소리가 각국 참가자들로부터 나왔다. 포럼에 참가한 한 재미 한국인 실업가는 한국자본의 참가없이 이지역의 개발은 생각할 수 없다. 남북 모두 자존심은 버리길 바란다며 얼굴을 흐렸다.

일본으로부터는 미쓰비시(三菱)상사, 마루베니(丸紅), 스미토모(住友)상사 등을 포함 약40명의 기업관계자가 참가했다. 그러나 현지탐색 정도가 태반이었다. 일본 기업가 한사람은 국교가없으므로 리스크(위험부담)가 많을 것이며 일본기업의 진출은 적어도 남북관계가 진전된 이후가될 것 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일본간에는 원금을 합해서 약 8백억엔에 달하는 북한측의 누적채무가 있어 무역보험과 일본수출입은행의 융자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재미 한국인을 제외하고 미국에서 온 참가자는 22명으로 저조했다. 미국측 참가자중 한사람은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해제되지 않으면 투자의 움직임도 나오지 않을 것 이라고 진단했다.

그밖에도 나진.선봉지구에 대한 외국기업의 투자 움직임이 둔한 것은 외자진출의 결정적 요인이되는 사회기반시설의 정비에 불안이 있기 때문이다. 포럼장에는 프레스센터가 설치돼 직통으로국제전화가 가능한 13대의 전화와 팩스 6대가 설치됐다. 공사는 태국의 록스리사(이 지역 최초의 외국진출기업)가 맡았다. 방콕으로부터의 기재도착이 예정보다 1개월이나 늦어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철야공사로 개막당일 새벽4시 겨우 공사를 마쳤다. 홍콩자본이 들어왔다는 나진항 근처의 나진호텔(8층건물 객실 2백여실)도 1주일전에야 오픈됐다.

그러나 객실에는 일시단수, 전원 소켓도 한개밖에 없어 TV를 켜면 스탠드 등은 사용할 수 없었다. 이곳에 투숙한 재미 한국인은 프런트 가까이에 커피숍도 없어 고객에게 돈을 쓰도록 하려는연구가 전혀 없어 보였다. 시장경제로 사고를 바꾸려면 아직도 멀었다 고 말했다.북한측의 발표에 의하면 3일간의 포럼 개최기간중 재일 조총련계의 김만유(金万有)씨가 병원.호텔등의 건설계약을 한 것을 비롯해 홍콩.중국등 6개사로 부터 합계 2억7천만달러의 투자계약이 있었다. 그밖에 약 10개사와는 5억7천만달러의 합의서에 조인했을 정도에 그쳤다. 따라서 사회기반의 미비에 대한 지적과 함께 북한은 이 경제특구를 성공시키려는 의지와 대조되는 이번 포럼에서나타난 현실과의 격차를 메워야 하는 과제가 앞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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