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院外서 院內로...戰場이동"
개원협상이 3일 타결된 것은 여론에 떠밀린 내키지 않는 결과였다. 합의를 했다고 해도 갈등의 요소가 해소됐다기 보다는 국회 밖에서 국회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는 점 밖에 달라진 게 없다.
검경중립화와 부정선거시비 등 논란거리는 모두 원내로 들어와 특위에서 재론키로 했을 뿐이다. 여야 대결의 잠정적 유보일뿐 해소는 절대 아니다.
오히려 협상과정에서 3金씨(金泳三대통령과 金大中국민회의총재 金鍾泌자민련총재) 사이의 불신과 갈등을 표면으로 노출시킨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기상도는 더욱 흐릴 수 밖에 없다는 비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사실상이번 개원협상에서 여야는 서로 상대방이 쉬 들어 줄 수 없는 조건들을 내걸고항복을 요구하는 무리한 싸움을 벌였다. 국민들은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누구나 3金 때문 이라고 입을 모았다.
더구나 이 세사람의 싸움은 두 사람이 내년 대권을 노리고 있고 대권을 쥐고있는 다른 한 사람은 나머지 두 사람의 대권도전을 저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형국이라는 점에서 올 하반기 정국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3金대결의 장을 원외에서 원내로 옮겨 왔을 뿐이라는 분석이 여기서 나온다.
따라서 오는 8일 다시 열릴 임시국회부터 본격 가동될 특위활동에서도 여야는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며 지루한 싸움을 벌일 것이 예상된다. 신한국당은 야당의 부정선거와 야당출신 단체장의 선거개입을 봉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반면, 야권은 여당의 부정선거방지와 방송공정성확보 그리고 검.경의 중립성보장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특위는 초반부터 진통을 거듭할 것이 확실하다.
향후 정국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할 사항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콘크리트공조라고 할 정도로 찰떡궁합 을 보인 개원협상에서의양당의 공조가 개원후에도 지속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개원협상 과정에서의 공조는 여당의 대야 압박전술의 부산물의 성격이 짙다.위기감의 발로라는 것이다. 따라서 양당 자체적으로 공조할 가능성도 있지만여당의 대야전략에 따라 공조의 강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여당이 총선 직후부터 보였던 대야 강공드라이브를 지속할 경우, 야권공조는 유지될 수밖에 없다. 국민회의는 대여관계에 있어서 대등한 대우를 받기 위해서이고 자민련은 야권공조로 빠져 나갈 우려가 있는 소속의원들을 묶어둘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내각제와 거국내각 등 양당을 한 데 묶으려는 시도도 야권의 공조를좌우할 수 있는 요소다. 그러나 아직은 양당의 심층부에서 서로 15대 대권후보를 양보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여 종국에 가서는 양당의 공조는 깨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신한국당의 입장에서도 야권이 뭉치는 시나리오는 15대 대선에서 상정하기 싫은 부분이다. 만에 하나 야권이 하나로 뭉치고 후보경쟁에서 당내 불협화가 불거진다면 여권으로서는 최악의 경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여권은 어느 시점에 가서는 양당을 차별화시키는등 공조를 와해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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