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95년 엔高 활용 실패

입력 1996-04-20 14:12:00

국내 경제는 지난 94~95년의 엔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상태에서 최근의 달러화 강세국면을맞고 있어 수출감소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19일 대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경제는 지난 2년동안의 엔고현상으로 가격경쟁력이 향상되자이를 지난 86~88년의 엔고때와 마찬가지로 구조적으로 경쟁력이 강화된 것으로 착각, 산업구조조정 노력을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경우 단기이익을 겨냥해 단순 생산시설 확충에만 주력했을 뿐 생산성 향상과 기술 및 신제품 개발,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를 외면, 작년에 상장 중소기업의교육훈련비는 1인당 14만원으로1인당 접대비 47만원의 30%에 불과했다.

또 수출상품의 고부가가치화 지수(90년 100기준)는 지난 93년에 1백3.2까지 올라 갔으나 엔고가본격화된 94년에는 1백2.3, 95년에는 1백1.1로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수출상품 고도화 정책이 헛구호에 그쳤던 것으로 평가됐다.

일본은 엔고와 선진국의 수입규제에 대응, 수출상품의 품질을 높이고 저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을해외로 적극 이전해 고부가가치화 지수가 93년 1백12.6에서 94년1백14.5, 95년 1백18.1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엔고기간에 일본기업들의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투자는 전기,전자 등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으나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어 일본기술을 산업구조 고도화에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올들어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됨에 따라 엔고때 수출을 주도했던 업종의 부진이 심화돼 올들어 지난 2월 말까지의 경우 전기전자, 수송기계,철강제품, 섬유화학, 일반기계,정밀기계 등의 수출이 작년동기보다 7.2~22.8%가 감소했다.

대우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달러화 강세로 그동안 엔고로 회복됐던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 며 달러화 가치상승과 관련해 경제구조를 저비용-고효율의 체질로 바꾸고 적절한 환율조정으로 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채산성 악화 방지에 나서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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