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 경색조짐

입력 1996-01-20 14:11:00

"미대사관 무관 본국소환 요구"○…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소 완화되는 듯했던 中.美관계가 올들어 미국의 李元簇대만부총통에 대한 통과비자 발급에 이어 중국의 중국주재 미대사관 공군 副무관 '브래들리거드스'에 대한 본국소환 요구등으로 새해 벽두부터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中.美관계는 지난해 6월 李登輝대만총통의 訪美로 악화된데 이어 지난해 7월 중국당국이 중국계미국인 인권운동가 해리 우(중국명 吳弘達)를 간첩혐의로 전격구속하고 이어 홍콩주재 미공군연락관 2명을 중국내에서의 스파이혐의로 조사한후 추방하면서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었다. 그러나중국이 8월하순, 해리우를 15년의 징역형과 함께 추방조치함으로써 양국간의 긴장관계가 다소 완화됐고 힐러리 美대통령부인의 9월초 북경 세계여성대회 참석, 10월중 중.미정상회담개최등이 합의되면서 화해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어서 중국당국에 의한 해리우의 선처, 지난 10월 뉴욕에서 열린 유엔창설 50주년 기념행사참석을 계기로 성사된 江澤民중국국가주석과 빌 클린턴美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이 성과를 거두면서 중.미관계는 다시 아무일 없었던 상태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뜻밖에도 12월들어 반체제지도자인 魏京生(45)사건이 발생하면서 魏씨에게 정부전복혐의로 14년의 징역형이 선고돼 인권과 민주인사탄압에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을자극시켰다. 중국은 새해들어 미국에서 李元簇 대만부총통의 미국 통과 비자발급과 관련해서도李부총통이 美國국경을 넘고 공식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받는 대신 격렬한 후속행동은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뜻밖에도 중국외교부 沈國放대변인을 통해 17일 美國과 日本정부에 대해 양국의 北京주재 무관2명이 중국의 군사구역에 침입해 불법적으로 중국군사정보를절취했다며 본국소환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沈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중국의 안전법등 관계법을 위반한 것은 물론, 비엔나조약을 위반, 중국의주권을 심각하게 침범하고 중국의 국가안전에 손해를 끼쳤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물론 이 사건이 신년초 美國에 의한 李元簇대만부총통의 통과비자발급에 따른 중국측의 보복조치의 하나라고는 볼수 없지만, 李부총통의 통과비자 발급문제에 이어 발생됐고, 臺灣문제등 지금까지 양국간에 빈번한 마찰이 있었던 점을 감안할때 올한해의 중.미 관계는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北京.田東珪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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