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막을 내린 대구시립오페라단의 제3회 정기공연 {춘향전}은 청중들이 오페라무대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에 대해 어느정도 해답을 제시한 공연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평가는 이번 공연이 {종합예술무대}라는 정의에 그 어느때보다 가까이 접근한 오페라로 보아도 별 무리가 없다는 의미다.이번 무대는 몇가지 점에서 이제까지 향토오페라 무대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다. 먼저 원작의 개작(물론 외국레퍼터리는 개작엄두도 낼 수 없고 우리창작오페라에 한정되지만) 시도다. 종래 공연에서는 원작에 손을 댈만큼 제작상 여유가 없었고 극흐름을 자연스럽게 살리면서 일정부분 개작, 기획의도대로 공연을 이끌어가는 과감한 제작능력이 없었다는 점에 비춰볼때 이번 {춘향전}은 화성체계와 오키스트레이션, 아리아등을 고치고 원작 4막(공연시간약 2시간20분)을 2막공연(약 1시간40분)으로 재구성해 템포가 빠른 공연을 만들어낸 점이 돋보인다.다음은 연출상 기법의 색다름이다. 무엇보다 시각적으로 볼만한 무대를 연출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연출자 김효경씨는 노련한 연출가답게 동시무대전환과 개성있는 조명설정, 무대를 최대한 활용하는 폭넓은 스케일과 다양한 표현기법등으로 입체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는게 청중들의 반응이다. 이제까지 성악가들의 목소리에만 의존하던 무대에서 탈피, 청중들이 음악과 함께 무대기법을 음미하고 극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도록 여러 요소들을 총합한 공연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특히 돋보였다.
그러나 문제점도 없지는 않았다. 오페라에서 중요한 부분인 음악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원작에 익숙한 출연자들에게 개작에 따른 혼란이 있었음인지 전반적인 기량부족이 엿보였고 가사전달의 불투명성은 {춘향전}이라는 원작이갖고 있는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드러매틱하게 이끌어가는데 걸림돌이었다. 다만 젊은 신인들의 좋은 소리와 역에 걸맞는 연기등은 앞으로 향토오페라의 가능성에 대해 어느정도 기대를 걸게 했다.종합적으로 볼때 이번 공연은 오페라의 대중화를 겨냥한 기획의도에 부합됐고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성공작이라 할수 있지만 시립오페라단은 앞으로 몇안되는 고전오페라를 거듭할 것이 아니라 향토색 짙은 창작오페라에 투자, 새로운 음악극을 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내년쯤 대본과 작곡을 공모하거나 위촉해 후내년에 창작오페라를 올릴계획이라니 기대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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