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승리팀 우승 확률 73.8%? 삼성은 2차례 뒤집어봤다
8점 차에서 1점 차 맹추격…'미팅 라이온즈' 뒷심에 역전 우승 기대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T 위즈에 아쉽게 패했지만, 역전 우승의 희망은 충분히 남아 있다.
삼성은 과거 2013년과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내주고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1차전에서는 경기 중반 무려 8점 차로 뒤지다가 1점 차까지 따라붙는 저력을 보여줬다.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이 73.8%에 달하지만, 삼성 팬들에게는 과거의 '역전 DNA'를 다시 기대하게 하는 경기 내용이었다.
삼성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T에 7대8로 패했다. 그러나 일방적인 패배가 예상됐던 경기 후반 KT 마운드를 무섭게 공략하며 남은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0대8에서 7대8까지…'미팅 라이온즈' 또 뒷심
삼성은 선발 최원태가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KT가 홈런 3개를 앞세워 6회까지 8대0으로 달아나면서 승부가 일찌감치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삼성은 0대5로 뒤진 5회초 공격을 앞두고 선수단 미팅을 가진 뒤 경기 후반 분위기를 바꿨다. 7회 구자욱의 2점 홈런을 시작으로 이재현의 2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5점을 뽑았고, 8회에도 2점을 추가해 7대8까지 추격했다.
KT는 결국 마무리 박영현을 8회에 조기 투입해 5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게 하는 총력전 끝에 승리를 지켰다.
삼성은 앞서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경기 중 미팅 이후 분위기를 바꾸는 모습이 주목받으며 팬들로부터 '미팅 라이온즈'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번에도 미팅 이후 뒷심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장면이었다. 미팅은 작전 내용도 공유하지만 마음과 느낌과 정신력도 나누는 자리다.
◆1차전 승리팀 우승 확률 73.8%…1점 차 승부에서는 62.5%
KT는 1차전 승리로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73.8%를 확보했다. 2025년까지 1차전 승패가 결정된 42차례 가운데 승리팀이 최종 우승한 사례는 31차례였다.
그런데 1점 차 승부, 즉 이겨도 진땀승이고 졌어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였던 사례들로 범위를 좁히면 결과가 달라진다.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이 1점 차로 끝난 8차례 가운데 승리팀이 최종 우승한 경우는 5차례, 패배팀이 역전 우승한 경우는 3차례였다.
특히 최근에는 1점 차로 첫 경기를 이기고도 우승에 실패한 사례가 잇따랐다. 2022년 키움은 SSG를 7대6으로 꺾고도 준우승했고, 2023년 KT 역시 LG를 3대2로 이긴 뒤 최종 우승을 내줬다.
물론 8경기라는 작은 표본으로 1점 차 패배팀의 역전 우승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첫 경기의 승패만으로 시리즈 전체의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2013·2014년 삼성은 1차전 패배 후 연속 우승…2015년엔 정반대
무엇보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를 딛고 정상에 오른 경험이 풍부하다.
2013년 삼성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대7로 패했고, 이후 시리즈 전적 1승 3패까지 몰렸다. 그러나 5~7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2014년에도 넥센 히어로즈와의 1차전에서 2대4로 패했지만, 결국 4승 2패로 우승하며 한국시리즈 4연패의 위업을 완성했다.
반대로 2015년에는 삼성이 두산과의 1차전에서 9대8로 승리했지만, 이후 4경기를 연달아 내주며 준우승했다. 첫 경기를 잡았다는 사실만으로 우승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삼성 스스로 경험한 셈이다.
그런데 당시 삼성의 1차전 승리 점수인 9대8과 이번 KT의 승리 점수인 8대7은 모두 1점 차였다. 삼성 팬들에게는 2015년과 정반대의 결말을 기대해 볼 만한 대목이다.
말 그대로 '정반합(正反合)'이다. 삼성은 2013·2014년 1차전 패배 후 역전 우승이라는 '정(正)'을, 2015년에는 1차전 승리 후 준우승이라는 '반(反)'을 경험했다. 승리와 패배, 역전과 좌절을 모두 체득한 만큼 이제 남은 것은 그 경험을 한 차원 높은 '합(合)'으로 완성하는 일이다.
◆KT는 진땀승, 삼성은 맹추격…'역전 DNA' 다시 깨울까
이번 1차전은 삼성이 분명한 과제와 가능성을 동시에 확인한 경기였다.
선발 투수의 초반 대량 실점은 아쉬웠지만, 정규시즌 1위 KT의 마운드를 경기 후반 무섭게 흔들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KT 선발 데이비스 대니엘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불펜을 상대로 집중타를 터뜨린 것은 남은 경기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긍정적인 단서다.
물론 첫 경기 패배를 만회하려면 선발진의 안정감과 초반 득점이 필요하다. 그러나 1차전에서 8점 차 열세를 끝내 1점 차 승부로 바꿔놓은 삼성의 타선은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정규시즌 중이라면 이것저것 손을 대고 수리하는 선택을 해야 하지만, 포스트시즌 단기전에선 이같은 정신력과 기세로 빈틈을 최대한 채워야 한다.
한국시리즈는 먼저 4승을 거두는 팀이 우승한다. KT가 첫 승과 함께 73.8%라는 역사적 기록을 가져갔지만, 삼성은 이미 그 기록을 2차례 연속 뒤집었던 팀이다.
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 2013년과 2014년의 '역전 DNA'를 다시 깨울 수 있을지, 삼성의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