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피인터, 대구 골목상권과 관광객 잇는다…콘텐츠에 AI 접목 추진

입력 2026-11-03 14: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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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쇼핑·뷰티 묶어 콘텐츠화, 외국어 몰라도 예약 문의
인플루언서 투어에 AI 기반 매장 운영 지원도 추진

유피인터가 운영하는 왕홍버스를 통해 대구를 찾은 중국 인플루언서들이 지역의 랜드마크 83타워를 촬영하고 있다. 유피인터 제공
유피인터가 운영하는 왕홍버스를 통해 대구를 찾은 중국 인플루언서들이 지역의 랜드마크 83타워를 촬영하고 있다. 유피인터 제공

지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유피인터가 대구 골목상권이 중국어 콘텐츠를 통해 중화권 관광객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관광·쇼핑·뷰티 업소를 여행 코스로 묶어 알리고 AI로 매장 운영을 지원하는 체계도 준비하고 있다.

◆ "중국어 못 해도 문의"…동네 가게를 여행 코스로

"중국어는 한마디도 못 하는데 번역기로 예약 문의가 들어옵니다."

대구의 한 뷰티업소 대표는 최근 중국 생활정보 플랫폼 샤오홍슈(小红书)에 매장 콘텐츠가 올라간 뒤 생긴 변화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직 문의가 많지는 않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홍보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가게에 새로운 고객을 만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중국어 콘텐츠 운영을 맡은 곳은 대구에 본사를 둔 글로벌 세일즈·마케팅 기업 유피인터다. 회사는 전국 100여 개 브랜드의 해외 진출과 마케팅을 지원해 왔다. 최근에는 대구 관광지와 상점 정보를 중화권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관광·유통·외식·뷰티 등 4개 업종, 대구권 6곳을 대상으로 샤오홍슈 콘텐츠를 운영 중이다. 대구 군위의 수목원 '사유원'과 지역 외식 프랜차이즈 '상구네 돼지구이'를 비롯해 대형 아울렛과 뷰티업소들이 참여했다.

사유원은 자연과 건축을 감상하며 여유를 즐기는 관광 코스로, 상구네 돼지구이는 여행 중 한국식 고기구이를 경험할 수 있는 식사 코스로 소개한다. 여기에 아울렛 쇼핑과 코코에이치 제휴 매장인 코코리움 헤어·크림인유어 네일·엘리앤코의 뷰티 체험을 연결했다.

개별 업소를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관광객이 따라갈 수 있는 하루 일정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사유원을 둘러본 뒤 상구네 돼지구이에서 식사하고, 쇼핑이나 헤어·네일 시술, 스파를 즐기는 식으로 지역 관광지와 상권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는다.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은 한국에 거주하는 중화권 마이크로 인플루언서(KOC)다. 유피인터는 서울 주요 상권에서 활동하는 이들을 버스로 지역에 데려오는 '왕홍버스'를 지난 8월부터 매달 운영했다. 지금까지 세 차례 대구 투어를 진행했으며 오는 11일 네 번째 방문을 앞두고 있다.

참가자들은 업소를 직접 이용하고 개별 매장 소개와 여러 곳을 묶은 코스 콘텐츠를 제작한다. 한 업소가 인플루언서를 따로 섭외하는 부담을 줄이면서 주변 업소까지 함께 알리는 방식이다. 국내 거주 중국인 유학생 약 1천100명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도 콘텐츠 확산에 활용한다.

마케팅 전담 인력이 없는 소규모 업소에는 중국어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고 관리하는 일 자체가 부담이다. 유피인터는 콘텐츠 기획과 제작, 게시, 댓글 응대를 맡고 업소는 서비스 제공과 고객 응대에 집중하도록 했다.

참여 업소 대표는 "많지는 않아도 콘텐츠가 올라간 뒤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다"며 "예전에는 아예 없던 일"이라고 전했다.

박성일 유피인터 콘텐츠사업본부장은 "수목원이든 동네 미용실이든 중국인이 중국인에게 직접 추천하는 구조에 올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유피인터가 개발한 소상공인 AI 솔루션 유프로
유피인터가 개발한 소상공인 AI 솔루션 유프로

◆ 홍보 다음은 매장 운영…AI로 예약·매출 연결 추진

콘텐츠를 보고 관심을 갖는 것과 실제로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유피인터가 다음 단계로 준비하는 사업은 관광객의 반응과 매장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운영에 반영하는 것이다.

기반은 자체 개발한 AI 전환(AX) 솔루션 '유프로360(UPro360)'이다. 여러 곳에 흩어진 매출·상품·재고·마케팅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고 반복적인 자료 수집과 정리, 보고서 작성을 자동화한다. 데이터 처리에 드는 시간을 줄여 담당자가 판매 전략과 실행 방안을 판단하는 데 집중하도록 돕는 구조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패션·뷰티 브랜드에 'AX M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브랜드의 과제와 성장 기회를 진단하고 90일 단위 실행 계획을 세운 뒤 상품·재고·판매 채널·프로모션 전략에 반영한다. 데이터 처리는 시스템이 맡고 전문 MD가 결과를 해석해 운영 방향을 정한다.

이 체계를 지역 소상공인에게 적용할 때는 업종과 매장 규모에 맞춘 조정이 필요하다. 상품을 판매하는 패션·유통업과 예약에 따라 시술을 제공하는 미용업은 살펴봐야 할 데이터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유피인터는 뷰티·웰니스 업소의 경우 시술별 매출과 콘텐츠 반응, 예약 흐름을 함께 분석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중화권 고객이 어떤 시술에 관심을 보이고 실제 예약으로 이어지는지 파악해 서비스 구성과 가격, 홍보 소재에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지역 업소의 고객 유입은 중국어 콘텐츠와 인플루언서 활동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AI를 활용한 지역 매장 분석·운영 체계는 설계 단계다. 향후 콘텐츠 조회와 저장이 실제 방문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방문객이 어떤 서비스를 소비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사업의 효과를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피인터는 연내 대구권 거래처를 10곳까지 늘리고 숙박과 의료관광 분야로 참여 업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개별 업소를 알리는 데서 나아가 관광객이 지역에서 머물고 소비할 수 있는 동선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박 본부장은 "지금은 업종을 넓히는 단계지만 다음은 동선을 잇는 단계"라며 "관광지에서 식사, 쇼핑, 뷰티 체험까지 하나의 코스로 묶여야 중화권 관광객이 대구에서 하루를 더 머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