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내 후보 가능 지역 공개…내년 1분기 전국 시군구 공모
정부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 부지 선정 절차에 본격 착수하면서 경북 동해안 시군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전이 밀집한 울진군은 주민 의견 수렴을 전제로 유치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경북도는 정부의 공모 절차와 기초자치단체의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제9차 회의를 열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적합지역 배제기준'을 의결했다. 정부는 연내 부적합지역을 제외한 후보 가능 지역을 공개하고 내년 1분기 전국 시군구를 대상으로 부지 적합성 기본조사 대상지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배제기준은 모두 12개다. 활동성 단층에서 8㎞ 이내인 지역과 규모 5.5 초과 지진 발생지에서 8㎞ 이내인 지역, 화산 활동 지역, 석회암 분포 지역 등이 포함된다. 일부 기준은 관련 규제 개선이나 행정조치 등을 전제로 공모 신청이 가능한 조건부 배제기준으로 분류됐다. 경주시는 기존 중·저준위 방폐장이 있어 고준위특별법에 따라 기본조사 후보 부지에서 제외된다.
경북에서는 울진군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황이주 울진군수는 지난달 1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고준위 방폐장 유치와 관련해 찬반 입장을 미리 결정하지 않고 관련 정보를 공개한 뒤 주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황 군수는 원전이 밀집한 울진의 현실을 고려할 때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광역교통망과 의료시설 등 지역 기반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방폐장 유치 여부를 논의하기에 앞서 안전성 확보와 지역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다.
울진군은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나섰다. 지난달 22일 '공론화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해당 조례는 고준위 방폐장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유치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영덕군 역시 신규 원전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고준위 방폐장 부지 공모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경북도는 고준위 방폐장 유치 문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부지 선정 절차와 관련한 동향은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도 차원에서 유치 의사를 밝히거나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고준위 방폐장 유치는 지역 발전과 재정 지원에 대한 기대가 있는 반면 방사성폐기물의 장기 보관에 따른 안전성 논란과 주민 반발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다. 경북도가 선제적으로 유치 의사를 밝히기에는 정치적·사회적 부담이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정부의 공모 추진 동향은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공모가 시작되고 신청하는 지자체가 있으면 그때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