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 서울취재본부장
@realDonaldTrump(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계정)에는 매일 시간 단위로, 때로는 분 단위로 새 글이 올라온다. 미국 정부의 정책이나 주요 외교 현안이 그의 게시글을 통해 가장 먼저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미국 대통령의 글이니,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찮다. 글을 너무 많이 올리는 데다 혼란을 부르거나 구설에 오르는 일도 다반사다. 하루 평균 20건 안팎의 글이 올라오고, 무더기로 쏟아지는 날도 있다. 내용 또한 정적을 공격하는 글이나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음모론이 적잖다. 지난 2월엔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로 묘사한 영상을 올렸다가 삭제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선을 넘는' 글을 올리며 SNS를 속칭 '감정 쓰레기통'처럼 쓰기도 한다. 그의 게시글이 수시로 분란을 일으키는 이유다.
@Jaemyung_Lee(이재명 대통령의 X 계정)도 트럼프 대통령의 'SNS 정치'를 따라가기라도 하듯 자주 논란을 빚는다.
여러 언론 집계에 따르면 그의 X 게시글은 하루 평균 5~6건, 많을 때는 하루 13건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적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생각하면 지나치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지적이다. 횟수보다 더 큰 문제는 논란을 부르는 내용이 적잖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달 1일 X에 올린 '좌(左)아하게'라는 표현이다.
여과 없이 올리거나 신중하지 못한 글로 여론의 반발을 사고 야당의 공격을 받는 일이 잦다. 오죽하면 여권 안에서조차 자제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겠는가. 그럴 때마다 이 대통령은 SNS 소통을 멈추지 않겠다며 맞선다.
SNS에 대한 그의 집착은 과거의 성공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성남시장이던 그는 많게는 하루 10여 건의 글을 SNS에 올리며 '사이다'라는 별명을 얻었다. 비주류 정치인이던 그를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통령 자리까지 끌어올린 원동력 중 하나가 SNS였다. "저를 지금의 이 자리까지 이끌어 준 것도 SNS"라는 그의 고백이 빈말은 아니다.
SNS가 공격에 유리한 매체라는 연구도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이 2021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낸 연구에 따르면 상대 진영을 가리키는 단어가 하나 늘 때마다 게시물이 공유될 확률이 평균 67% 높아졌다. 분노가 클수록 멀리 퍼진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는 이제 대통령이다. 야당 대표의 말은 의견이지만, 대통령의 말은 정책이 된다. SNS로 비판이나 이견에 일일이 반박하고 반대 의견과 싸우는 것은 논란만 키울 뿐이다. 게다가 SNS 글은 박제돼 '내로남불'의 빌미가 되기 십상이다. 그의 글에 '좋아요'는 많이 달릴지 몰라도, 지지율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팬덤 관리에는 유리할지언정 국민 다수의 반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밤잠을 줄여가며 SNS에 열을 올리지만,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그의 지지율은 30%대 초반에 머물며 집권 1·2기를 통틀어 바닥권이다. 그가 사활을 건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도 여당인 공화당이 참패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인 2024년 12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들은 저를 '한국의 트럼프'라고 부른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적어도 SNS에서만큼은 그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논란 제조기'에 가까운 SNS 정치도, 그 정치에 국민이 피로감을 느낀다는 점도 닮아 간다. 트럼프 대통령의 처지를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