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흠 극작가
공연을 보려면 공연장에 가야 한다. 당연한 말이다. 배우는 무대에 오르고, 관객은 객석에 앉아 같은 시간을 함께한다. 하지만 이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집이나 영화관에서도 뮤지컬과 연극을 볼 수 있다. 영국 국립극장(National Theatre)의 공연 실황 프로그램 NT Live를 비롯해, 토니상 4관왕에 빛나는 뮤지컬 '메릴리 위 롤 어롱(Merrily We Roll Along)'도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공연 실황은 현장 공연과 다르다. 영상은 무대 전체를 보여주다가도 배우의 얼굴을 가까이 비춘다. 객석 뒤쪽에 앉았다면 놓쳤을 배우의 세밀한 연기를 카메라가 포착한다. 영화처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칼에 찔려도 피를 흘리지 않는 무대적 허용이 화면에 어색하게 보일 때나 조명으로 강조된 장면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할 때는 아쉬움이 남는다. 관객이 무대에서 무엇을 볼지 선택할 기회가 사라지는 것이다.
연극을 처음 배울 때 현장성을 빼놓고 논할 수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는 공연장에 관객이 모일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온라인 공연 실황 중계가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팬데믹 시기 공연을 만들기 위해 나 또한 중계를 시도한 적이 있다. 평소라면 아카이빙을 위해 스마트폰으로만 촬영했겠지만, 당시에는 유튜브 송출을 위해 여러 대의 카메라를 동원했다. 음향 녹음 장비와 실시간 중계를 위한 끊김 없는 인터넷 환경도 필요했다. 처음 시도하는 일이었던 만큼 시행착오도 많았다. 결국 생중계는 포기하고 녹화한 영상을 송출했다.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들을 다시 편집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당시 몇십 명이 시청했던 걸 생각하면 들인 노력에 비해 아쉬운 결과였다.
이렇게 팬데믹을 기점으로 공연의 영상화는 여러 방면으로 활발해졌다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DVD 제작이나 공연 기록이 주된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공연 실황 자체를 유료 콘텐츠로 판매하거나 새로운 관객을 유입하는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쓰임새가 더 넓어지고 있다.
공연 실황이 현장 공연을 대신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하지만 대구에 사는 나도 공연 실황을 통해 브로드웨이와 런던, 서울 대학로의 무대를 볼 수 있고, 이미 막을 내린 공연도 다시 관객을 만날 수 있다. 어쩌면 공연 실황은 무대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가 관객을 만나는 또 하나의 방법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