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법, 아들 방치 후 사망보험 가입한 60대 친모에 징역 3년

입력 2026-11-01 07: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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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경력 보험설계사, 아들 숨지기 전날 사망 담보 보험 직접 설계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 청사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 청사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부지법 형사11부(양철한 부장판사)는 유기치사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6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아들이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는 사이 사망보험에 가입하고, 아들이 숨진 뒤 보험금을 청구한 혐의다.

2023년 9월 20일 오후 10시께 약 25년간 보험설계사로 일해온 A씨의 아들 B씨는 경기 의정부시 주거지에서 다량의 피를 토했다. A씨는 다음 날에도 평소처럼 집을 나서 보험 영업을 하던 중 아들의 사망을 담보로 하는 보험 2건에 가입했다. 두 보험은 B씨가 질병으로 숨질 경우 각각 최고 5천만원과 2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이었으며, A씨는 아들을 피보험자로, 자신을 보험계약자이자 수익자로 지정해 직접 계약을 설계했다. 보험계약서의 피보험자 동의란에는 아들 대신 임의로 서명했다.

B씨는 응급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2일 새벽 저혈량 쇼크와 토혈로 숨졌다. A씨는 아들이 숨진 뒤 보험사들에 사망진단서 등을 제출하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사망보험금 2억원을 청구받은 보험사는 가입 내역과 사망 경위를 의심해 지급을 거절했으나, 다른 생명보험사는 한 달 뒤 A씨에게 2천500여만원을 지급했다.

A씨는 재판에서 아들이 피를 토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 못했고 급박한 위험도 알지 못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보험 가입 당일 아들을 만나 계약서에 직접 서명받았기 때문에 보험금 청구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남편에게 들은 이야기를 의료진에게 전달했을 뿐이라고도 했지만, 남편은 아들이 응급실로 이송된 뒤에야 A씨에게 토혈 사실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당시 남편은 하반신 마비로 집 안에서도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였다.

재판부는 신고자의 진술과 병원 진료기록, 의료진의 소견 등을 근거로 A씨의 주장을 배척했다. 병원 진료기록에는 B씨가 전날 밤부터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는 내용과 함께 토한 피의 양이 세 바가지가 넘어 바닥에 피가 흥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의료진은 수사기관에서 많은 양의 피를 토한 B씨가 점차 움직일 수 없을 만큼 기력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소견을 밝혔고, 재판부는 B씨가 외출하거나 보험계약서에 직접 서명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실상 피해자를 구호할 유일한 보호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그대로 집 안에 유기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기회로 금전적 이익을 취득하려 했으므로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보험금 2억원을 노린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가족 생계를 책임져 온 점, 벌금형 이상의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공소청과 A씨는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