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머스크·저커버그·나델라도 'SI' 쓰기 시작했다

입력 2026-10-31 08:15:14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트럼프, 9월 행정명령·10월 '적으로 간주' 발언으로 압박…MS·IBM·인텔도 동참, 아마존·알파벳은 AI 고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나란히 서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나란히 서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대신 '슈퍼지능'(Super Intelligence·SI) 용어를 쓰도록 압박하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비롯한 빅테크 수장들이 3분기 실적발표에서 SI를 잇따라 사용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22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처음으로 용어 전환을 공개 제안했다. 그는 "AI라는 용어 때문에 AI가 가짜인 것처럼 들린다"며 AI 대신 SI를 쓰자고 밝혔다. 미국 공문서는 물론 전 세계가 SI라는 용어를 써주길 바란다는 희망도 함께 밝혔다.

같은 달 29일에는 행정명령 14434호 '슈퍼지능 시대의 개막'에 서명했다. 연방 행정부 전체가 공식 문서·웹사이트·보고서 등에서 AI 대신 SI를 쓰도록 지시하는 내용이다. 행정명령은 AI의 법적 정의 자체를 바꾸지는 않으며, 60일 이내에 대통령 과학기술보좌관이 SI에 대한 연방 정의안과 추가 입법 조치를 제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0월 8일에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널리 받아들여지는 새롭고 더 정확한 용어인 슈퍼지능이 아니라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누구에 대해서도 백악관은 적으로 간주한다"고 올려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실리콘밸리 수장들은 10월 3분기 실적발표에서 잇따라 SI를 언급하며 변화에 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머스크 CEO는 10월 21일 테슬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설명하며 "아직 어떤 종류의 진보된 AI나 SI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해 두 용어를 병행했다. 저커버그 CEO도 같은 날 콘퍼런스콜에서 "모든 이에게 개인화된 SI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이번 3분기 보고서부터 AI 대신 SI로 명기하며 행정명령에 발을 맞췄다. 스페이스X의 SI 부문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30% 폭증한 75억 6000만 달러(약 10조원)를 기록하며 통신 부문을 제치고 최대 매출 사업부로 올라섰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는 AI 표현을 유지했지만, 직전 주 주주 서한에서는 SI를 8차례 언급했다. 사티아 나델라 CEO 명의의 서한은 "SI 시대에 진입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질문은 모든 국가와 기업이 요구하는 실질적 성과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있다"고 적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는 실적발표에서 AI와 SI를 병용했다. 립부 탄 인텔 CEO는 반도체 공급 부족을 언급하며 "SI에 대한 전례 없는 수요 때문"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우군으로 꼽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달 엑스(X)에 "SI는 발견과 생산, 안보, 건강, 번영을 한발 더 나아가게 할 놀라운 기회를 제공한다"며 일찌감치 새 용어를 사용했다.

반면 아마존과 알파벳은 실적발표에서 여전히 AI를 고수했다. AI 전문가들 사이에서 '슈퍼지능'은 원래 인간보다 뛰어난 가상의 AI를 가리키는 별도 개념으로 통용돼 왔다. 전문가들은 SI가 현재 기술의 역량을 과장한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현 단계에서는 AI가 맞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용어 전환 요구에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