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개표서 네타냐후 53석·야권 48석…리쿠드, 증거 없이 '라암 게이트' 주장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아랍계 핵심 정당 라암의 카타르 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에 수사를 의뢰했다. 93% 개표 시점에서 아랍계 정당들이 도합 19석을 확보하며 연정 구성의 캐스팅보트로 부상한 직후 나온 조치다.
네타냐후 총리 소속 리쿠드당은 이 사안을 '라암 게이트'로 명명하며 선거 조작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중앙선관위 위원장은 의혹을 뒷받침할 구체적 증거나 외국 세력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선관위 사무국장은 광범위한 선거 부정 의혹은 근거가 없으며 투표는 합법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아랍계 정당 지도부의 즉각 체포를 촉구했다. 라암 대표 만수르 아바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신베트 수사 의뢰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공세는 아랍계 정당의 정치적 영향력을 축소하고 야권의 연정 구성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93% 개표 기준으로 네타냐후 진영은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전체 120석 중 53석, 가디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이 이끄는 야권은 48석을 확보했다. 양 진영 모두 연정 구성 요건인 과반(61석)에 미치지 못한 상태다.
아랍계 정당들이 확보한 19석은 크네세트 역대 최고 성적이 될 수 있다. 야권은 아랍계 정당의 지원 없이는 과반을 꾸리기 어렵다. 그러나 범아랍계 정당 조인트 리스트 측은 가자지구 파괴 작전을 지지해 온 아이젠코트 주도 연정 참여에는 선을 긋고 있다. 아이젠코트 역시 네타냐후 측의 지속적인 공세 탓에 아랍계와의 공개 연대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야권은 역공에 나섰다. 아이젠코트는 "네타냐후가 마침내 이스라엘에 대한 카타르의 개입을 규탄한 데 대해 찬사를 보낸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스라엘에 대한 외국의 개입은 용납할 수 없는 매우 중대한 문제이며, 특히 하마스를 자금으로 지원하고 후원하는 국가가 개입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면서 "이런 일이 총리실에서 일어나는 것도 중대한 문제이고, 선거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것도 중대한 문제"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의 전직 고문 최소 2명이 총리실 재직 당시 카타르 정부로부터 돈을 받아 이스라엘 내 카타르 이익을 대변했다는 이른바 '카타르 게이트' 수사를 겨냥한 발언이다. 해당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카타르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마제드 알 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엑스(X)에 "카타르가 이스라엘 선거에 개입하거나 결과를 조작하기 위해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한다"고 썼다. 그는 "그들의 논리대로 카타르가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좌파 진영, 이제는 아랍계 유권자까지 매수했다면, 카타르가 이스라엘 전체를 소유한 셈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외 안보 상황도 향후 이스라엘 정계의 주요 변수다.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에 동참할 경우, 국가 안보 위기를 명분으로 야당의 비상 거국 내각 합류를 강제하거나 정국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종 개표 결과는 30일까지 집계되고, 공식 결과는 11월 4일 발표된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공식 결과 확정 후 연정 구성 권한을 부여할 1순위 후보자를 지명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