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1주년, 기념공원·기념관 문 연다…후속 사업 국비 확보는 난항

입력 2026-10-29 15:3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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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엑스포대공원, APEC 기념공원으로 개칭…정상회의 기념관도 개관
세계경주포럼 국비 21억→15억원…경주 정례 개최도 불투명
포스트 APEC 3개 사업 1천582억원 정부 예산 미반영

2025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1주년을 맞아 APEC 기념공원으로 새롭게 이름을 바꾼 경주엑스포대공원 전경. 경북도 제공
2025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1주년을 맞아 APEC 기념공원으로 새롭게 이름을 바꾼 경주엑스포대공원 전경. 경북도 제공

2025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1주년을 맞아 경북도가 기념공원과 기념관을 새롭게 선보이는 등 APEC 유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후속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포스트 APEC을 위한 핵심 사업들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거 반영되지 않은 데다 세계경주포럼을 앞으로도 경주에서 개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APEC 기념공원·기념관 개관

29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오는 31일 오후 3시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경주 APEC 기념공원' 개칭식을 개최한다. 도는 2025 APEC 정상회의 성과를 지역 관광자원으로 보존·활용하고 정상회의 개최지로서의 위상을 담기 위해 공원 이름을 바꿨다.

이어 오후 4시 공원 내 APEC 정상회의 기념관 개관식을 연다. 1998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최를 위해 조성된 경주엑스포대공원은 앞으로 APEC 정상회의 개최 성과를 알리는 관광 거점으로 활용된다.

APEC 정상회의 기념관은 기존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경제전시장을 리모델링한 시설이다. 경주시는 총사업비 50억원을 투입해 이 공간을 정상회의의 역사적 의미와 외교적 성과를 소개하는 상설 기념관으로 조성했다.

경북도는 경주시, 경북문화관광공사와 함께 APEC 개최 성과를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정상회의 기념관과 기념공원을 중심으로 보문관광단지의 기존 관광시설을 연계하고, 문화행사와 체험형 관광 콘텐츠를 확충해 국내외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대규모 국비 지원이 필요한 후속 사업들이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북도 국정감사에서는 포스트 APEC 사업의 추진 실적을 둘러싼 지적이 잇따랐다.

대표적인 사업은 세계경주포럼이다. 올해 국비 21억원이 반영된 세계경주포럼은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글로벌 문화창조산업 포럼'으로 사업 명칭과 구조가 변경되면서 관련 국비가 15억원으로 6억원(28.6%) 줄었다. 기존 경주 중심의 포럼을 국제문화정책지원 사업으로 이관하는 방향이 제시됐으며 경주에서 계속 개최될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아태지역 AI센터 설립과 문화창조산업 육성 등 후속 과제가 제시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정부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세계경주포럼의 예산이 삭감된 문제를 거론하며 APEC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정부는 세계경주포럼을 경주에서 정례적으로 개최하는 대신 공모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APEC 개최 성과가 경주에 남아 있는 만큼 포럼을 경주에서 계속 열 수 있도록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고 답했다.

◆천년미소관 이전 논란까지

나머지 후속 사업들도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경북도가 발표한 포스트 APEC 10대 사업 가운데 APEC 외교문화원 건립(380억원), K-콘텐츠 실감공연 거점 구축(300억원), 한반도 통일미래센터(902억원) 등 3개 사업의 예산이 2027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사업의 총사업비는 1천582억원에 달한다.

이 지사는 "APEC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후속 사업들을 마련했지만 정부의 관심은 크지 않은 것 같다"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경주에 대한 별도의 마중물 예산 지원을 요청했고 국회에서도 관련 예산을 반영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상회의의 상징적 시설인 국립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도 논란에 휩싸였다. 외교부 예산 80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천년미소관은 APEC 당시 한미·한중 정상회담 장소로 활용됐지만, 국립경주박물관 측이 기존 광장 회복을 위해 시설 이전을 요청하면서 존치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전에 필요한 추가 비용은 약 50억원으로 추산된다.

진 의원은 "APEC은 국가행사인 만큼 행사가 끝났다고 시설 관리와 운영에 대한 책임을 경주에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이 지사도 "천년미소관은 한미·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상징적인 장소로 큰 주목을 받았다"며 "기념관으로 활용할 가치가 충분한 만큼 이전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당초 경북도는 지난해 11월 세계경주포럼과 APEC 외교문화원, 아태 AI센터, K-콘텐츠 실감공연 거점 구축 등 10대 사업을 포스트 APEC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사업별 추진 상황이 달라진 데다 일부 사업은 구체적인 예산 확보와 실행계획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한 계획과 현재 추진 상황에 차이가 있어 각 사업의 현황을 다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