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췌장암, AI가 먼저 찾는다…민감도 방사선 전문의 '2배'

입력 2026-10-28 10:22:41 수정 2026-10-28 10: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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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오 클리닉 연구진, AI 모델 'REDMOD' 국제학술지 Gut 발표…2년 이상 전 스캔에선 전문의의 3배 정확도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이 일반 복부 영상에서 췌장암 징후를 진단보다 일 년여 앞서 조기에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AI 생성 이미지)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이 일반 복부 영상에서 췌장암 징후를 진단보다 일 년여 앞서 조기에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AI 생성 이미지)

메이오 클리닉 연구진이 개발한 AI 모델 'REDMOD'가 일반 복부 CT 스캔에서 췌장암 징후를 진단 평균 475일 전에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Gut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극히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췌장 조직에 생기는 변화가 너무 미세해 표준 CT 영상으로는 감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췌장관 선암 환자의 85% 이상이 이미 진행된 단계에서야 진단을 받는다. 연구진이 REDMOD를 개발한 것은 이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연구에는 나중에 췌장관 선암으로 진단된 환자 219명의 사전 촬영 CT 스캔이 포함됐다. 스캔 당시 경험 많은 방씨 전문의들은 이 영상에서 암의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69세였으며, 34세에서 88세까지 분포했다. 대조군으로는 최소 3년간 추적 관찰한 암 미발생자 1243명의 스캔이 활용됐고, 대조군의 평균 연령은 64세였다.

219명의 스캔은 진단 시점까지의 간격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뉜다. 87명(40%)은 진단 3~12개월 전, 76명(35%)은 12~24개월 전, 56명(25%)은 24개월 이상 전에 촬영된 영상이었다. 환자 3분의 2가량(64%)은 췌장 머리 부분에서 암이 발생했다.

REDMOD는 CT 영상 속 췌장 조직의 미세한 질감 패턴을 수치화해 분석하는 '라디오믹스(radiomics)' 방식을 활용한다. 사람의 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는 특징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또 AI가 췌장을 주변 장기와 자동으로 분리해 윤곽을 그려내기 때문에, 전문의가 수작업으로 장기 경계를 추적해야 하는 과정이 생략된다. 연구진은 이 자동화 기능이 판독자에 따라 달라지는 불일치 문제도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독립 검증 집단에서 REDMOD의 민감도는 73%였다. 같은 영상을 재판독한 전문의의 민감도 39%를 크게 웃돌아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민감도란 실제 환자를 얼마나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진단 2년 이상 전에 촬영된 스캔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REDMOD는 68%의 탐지율을 기록한 반면, 전문의는 23%에 그쳐 약 3배 차이를 보였다. 암이 없는 사람을 정확히 분류하는 능력도 검증됐다. 여러 병원에서 모은 독립 집단 539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 REDMOD는 81% 이상의 스캔을 암 없음으로 정확히 분류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공개 데이터셋(80명)에서는 87.5%를 정확히 분류해 더 높은 성능을 보였다.

같은 환자의 수개월 간격 스캔을 비교했을 때 REDMOD는 90~92%의 사례에서 동일한 결과를 냈다. 연구진은 이 일관성이 AI가 무작위 노이즈가 아닌 실제 질병 관련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는 근거라고 밝혔다.

연구진의 모델링 분석에 따르면, 국소 병변 단계에서 발견되는 비율을 현재 10%에서 50%로 끌어올리면 생존율이 두 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시간적 여유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처럼 이른 발견은 완치 가능성과 생존율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진단 시점이 생존 결과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단일 요소"라고 강조했다.

다만 REDMOD가 일상적 의료 현장에 도입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 집단의 인종적 다양성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 한계로 지목됐다. 기술의 범용성을 확인하려면 다양한 인구 집단을 포함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특히 원인 불명의 체중 감소나 최근 당뇨 진단을 받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임상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REDMOD가 "정상 췌장에서 0기 췌장관 선암의 영상 신호를 식별할 수 있는 완전 자동화 AI 프레임워크"라고 결론지었다. 아울러 "REDMOD는 산발적 췌장관 선암의 패러다임을 말기 증상 진단에서 사전 임상 단계 조기 개입으로 전환하는 데 의미 있는 진전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