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가 치고, 원태인이 막고' 삼성 라이온즈의 투타 승부수

입력 2026-10-28 15:34:29 수정 2026-10-28 17: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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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살 베테랑 최형우, 공수에서 분위기 띄워
최형우, "홈런보다 호수비가 100배 더 좋아"
임시 마무리 전업 원태인, 2차전서 9회 등판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왼쪽)와 원태인이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왼쪽)와 원태인이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왼쪽)와 원태인이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왼쪽)와 원태인이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낯선데 효과가 좋다. 이대로 밀어붙여도 될 만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승부수가 통했다. 최형우를 앞세워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승리했다. '붙박이 선발' 원태인을 마무리로 활용힌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삼성은 PO 1차전에서 1대5로 졌다. 2안타 빈공. 돌파구가 필요했다. 42살 노장 최형우가 2차전 좌익수로 나섰다. 나이가 들어도 화력은 여전히 최고 수준. 다만 수비가 문제였다. 그럼에도 위험을 감수했다. 타선을 강화하는 게 시급했다. 지명타자는 부상 탓에 수비가 힘든 구자욱의 몫. 다른 도리가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가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7회말 우월 솔로 홈런을 친 뒤 3루를 지나 홈으로 들어가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가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7회말 우월 솔로 홈런을 친 뒤 3루를 지나 홈으로 들어가고 있다. 삼성 제공

공격에선 최형우다웠다. 팀의 첫 안타를 친 데 이어 홈런포까지 쏘아올렸다. 문제는 수비. 한데 수비마저 나무랄 데가 없었다. 특히 6회말 수비가 백미. 해럴드 카스트로의 타구가 왼쪽 담장을 맞고 나왔다. 최형우는 이를 잡은 뒤 정확히 송구, 2루로 뛰어들던 카스트로를 아웃 처리했다. 홈 팬, 동료 선수들 모두 환호했다.

결과적으로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큰 힘이 됐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사실 (수비가) 저평가될 선수가 아니다. 최형우의 호수비에 벤치 분위기도 확 달아올랐다. 그러니 이젠 안 낼 수가 없게 됐다"며 "3차전에서도 최형우를 좌익수로 쓸 수도 있다"고 웃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가운데)가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6회말 정확한 2루 송구로 주자를 아웃시킨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도중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그 옆은 장난스레
삼성 라이온즈의 최형우(가운데)가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6회말 정확한 2루 송구로 주자를 아웃시킨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도중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그 옆은 장난스레 '호수비 기념구'를 건네는 2루수 류지혁. 삼성 제공

베테랑이라도 부담이 없을 리 만무한 기용. 그런 만큼 경기 후 만난 최형우의 표정은 더 홀가분해보였다. 그는 "홈런보다 호수비가 100배 더 기쁘다"며 "사실 아웃시킬 생각까진 없었다. 그런데 제가 봐도 말도 안되게 공이 잘 갔다. 운이 따랐다"고 했다.

팬들의 응원엔 민망함과 함께 고마움을 전했다. 최형우는 "평범한 뜬공을 잡는 데도, 파울 타구를 그냥 쫓아가는 데도 박수를 많이 보내주셨다. 노인 우대하는 것처럼 해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멋쩍게 웃었다. 취재진도, 옆에서 듣고 있던 원태인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마무리로 등판, 경기를 매조지한 뒤 포수 강민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마무리로 등판,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마무리로 등판, 경기를 매조지한 뒤 포수 강민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마무리로 등판,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원태인의 보직은 더 낯설다. 최형우야 좌익수로 뛰다 나이가 들면서 지명타자로 전업한 경우. 하지만 원태인은 다르다. 마무리는커녕 프로 입문 후 불펜으로 뛴 것도 손에 꼽을 정도. 포스트시즌까지 더해도 2012년 PO가 마지막이다.

이번엔 불펜, 그것도 '최종 수문장' 마무리다. 김재윤이 PO 직전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그 자리를 대신한다. 2차전에서 그는 9회 마무리로 나서 1이닝을 깔끔히 막았다. 그리고는 포수 강민호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어 최형우와 함께 취재진을 만났다.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마무리로 등판, 경기를 매조지한 뒤 포수 강민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마무리로 등판,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마무리로 등판, 경기를 매조지한 뒤 포수 강민호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이 27일 대구에서 열린 PO 2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마무리로 등판,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원태인은 "(강민호) 선배님이 '가을이 왔다. 역시 가을엔 너'라고 말씀해주셔서 자신감이 생겼다"며 "아무래도 선발보다 더 긴장되는 것 같다. 점수 차가 좁혀진다면 더욱 그럴 듯하다. 단기전인 만큼 팀이 필요로 한다면 보직에 상관 없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