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체육 분야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면 현역 복무를 면제받는 병역 특례 제도가 큰 폭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국방부가 예술·체육요원 선발 문턱을 높이거나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특례 대상에서 제외된 예체능인도 30대 후반까지 입대를 미룰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병역 특례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제도를 장기적으로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침을 세우고, 우선 현행 선발 기준과 복무 연기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축구 국가대표팀 일부 선수가 전역모를 쓴 사진을 공개하면서 병역 특혜 논란이 불거진 것도 제도 개선 논의의 배경이 됐다. 국방부는 최근 "예술·체육 요원을 포함하는 보충역 감축·폐지를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해서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체육 분야에서는 올림픽에서 3위 이상을 기록하거나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 예술·체육요원으로 선발돼 현역 복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예술 분야는 지정 국제대회에서 2위 이상, 국내 대회에서 1위에 입상해야 한다. 특례 대상이 되는 국제·국내 대회는 모두 35개다.
국방부는 이 같은 선발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례 인정 대회 수를 줄이거나 입상 기준을 높이는 방식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술·체육요원 선발을 아예 중단하는 방안도 정부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대신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을 거둔 예체능인에게는 현역 입대 시기를 늦춰주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선수와 예술인이 기량을 발휘하는 20대부터 30대 초·중반까지는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30대 후반 무렵에는 군 복무를 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연기 가능 연령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체육과 예술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 분야별 기준을 마련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내년 상반기께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병역법 체계에서도 일부 예체능인은 제한적으로 입영을 연기할 수 있다. 체육 선수는 한국 신기록을 세우는 등 특출한 성과를 거둔 경우 등에 한해 최대 27세까지 연기가 가능하다. 대중문화예술인은 문화포장을 받는 등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위 선양에 현저한 공이 있다고 인정하면 30세까지 입영을 미룰 수 있다.
국방부가 검토하는 방안은 이처럼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복무 연기 대상을 일정한 실적을 갖춘 예체능인으로 넓히고, 연기할 수 있는 기간도 늘리는 것이다. 병역 면제 혜택을 받는 인원은 줄이되 예체능 활동의 특수성을 고려해 입대 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방부는 사회복무요원 판정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으면 사회복무요원 대상이 되는데, 기존 4급에 해당하는 신체 수준을 현역 복무 대상인 3급으로 상향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 규모도 단계적으로 줄여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이 추진되고 있다. 전문연구요원은 현역 복무 대신 대학원에서 석사·박사 연구를 수행하며, 산업기능요원은 군 복무 대신 중소기업 등에서 근무하는 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