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세계 뇌졸중의 날…뇌졸중 진료 환자 65만 명 넘어
한쪽 마비·언어장애 땐 즉시 119…증상 호전돼도 진료 필요
식사 도중 한쪽 손에 힘이 빠져 숟가락을 놓치거나, 가족과 대화하다 갑자기 말이 어눌해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몇 분 뒤 손을 움직이고 말도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안심하기 쉽다. 피곤해서 생긴 일이라며 쉬거나 병원 방문을 미룰 수도 있다. 하지만 짧게 나타났다 사라진 증상이 뇌졸중을 알리는 경고일 수 있다.
오는 29일은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국내 뇌졸중 진료 환자가 65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고령층을 중심으로 질병 부담이 커지고 있다. 뇌졸중은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마비와 언어장애 등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평소 위험요인을 관리하고, 갑작스러운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늘어나는 환자…증상이 사라져도 안심 금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인용한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국내 뇌졸중 환자는 2021년 62만342명에서 2025년 65만8천660명으로 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은 9.6%, 여성은 1.9% 늘었다. 특히 80세 이상 남성 환자는 6만1천881명에서 7만6천908명으로 24.3%, 여성은 9만2천266명에서 10만4천97명으로 12.8% 증가했다.
발병 이후 사망 위험도 작지 않다. 질병관리청의 '2023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에서 뇌졸중 발생 후 30일 이내 사망한 비율은 7.5%, 1년 이내 사망한 비율은 19.6%였다. 뇌졸중을 겪은 뒤 장기간 건강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대표적인 증상은 갑자기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이다. 입이 한쪽으로 처지고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와 복시, 균형장애, 평소 경험하지 못한 심한 두통도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저절로 좋아졌다고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부족해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났다가 회복되는 '일과성 허혈발작'일 수 있다. 이후 뇌경색으로 이어질 위험을 평가하고 원인을 찾아야 한다. 집에서는 이미 뇌손상이 발생했는지 구별할 수 없으므로 증상이 없어졌더라도 응급평가를 받아야 한다.
◆가족이 할 일은 '119 신고와 발생 시각 확인'
뇌졸중이 의심되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환자가 직접 운전하거나, 가족이 집에서 상태를 지켜보느라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된다. 신고할 때는 갑자기 나타난 증상과 뇌졸중이 의심된다는 점을 전달한다.
증상이 시작된 시각도 중요하다. 잠에서 깬 뒤 이상을 발견했다면 발견 시각과 함께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정상이었던 시각을 알려야 한다. 평소 복용하는 약과 기저질환도 의료진의 판단에 도움이 된다. 다만 약이나 진료기록을 챙기느라 신고와 이송을 늦추지 않도록 한다.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물이나 음식, 우황청심환 등을 억지로 먹이는 행동은 피한다. 뇌졸중으로 삼키는 기능이 떨어졌다면 음식물이나 약이 기도로 들어갈 수 있다. 손가락을 따는 등 민간요법도 치료를 지연시킬 수 있다. 아스피린 역시 임의로 먹여서는 안 된다. 뇌출혈이라면 출혈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뇌경색은 환자 상태에 따라 혈전을 녹이는 약물이나 혈관 안으로 기구를 넣어 혈전을 제거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정맥 혈전용해치료는 일반적으로 증상 발생 후 4시간30분 이내, 혈전제거술은 검사로 선별한 일부 환자에서 최대 24시간까지 고려할 수 있다. 이는 기다려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빨리 병원에 도착할수록 치료 기회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며, 시간이 지났다고 스스로 치료를 포기해서도 안 된다.
◆가족력 있다면 위험요인 점검…검사는 상태에 맞게
가족력이 있는 사람도 혈관 건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센터가 제시한 2024년 건강검진 통계에서는 문진 대상자 1214만2338명 중 117만5514명, 약 9.7%가 부모·형제·자매 등의 뇌졸중 가족력이 있다고 답했다. 검진 문진 대상자 약 10명 중 1명이 가족력을 보고한 셈이다.
뇌경색의 원인 중 하나인 경동맥협착도 증상 없이 진행될 수 있다. 목 양쪽의 경동맥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이다.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죽상경화반이 생기면 혈관이 좁아지고, 그 부위에서 떨어져 나온 물질이나 혈전이 뇌혈관을 막을 수 있다.
경동맥 초음파는 죽상경화반과 혈관이 좁아진 정도 등을 확인하는 검사다. 뇌 MRI는 뇌경색 등 뇌조직의 이상을, MRA는 뇌혈관 상태를 살피는 데 활용된다. 다만 가족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무증상자에게 초음파나 MRI를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검사 필요성과 주기는 증상, 진찰 소견, 위험요인 등을 고려해 의료진과 결정해야 한다. 무증상 일반 성인의 경동맥협착 선별검사는 일괄적으로 권고되지 않는다.
예방의 기본은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와 금연이다. 짜게 먹는 습관과 과음을 줄이고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을 이어가야 한다. 이미 뇌경색이나 일과성 허혈발작을 겪었다면 처방약을 임의로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