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74선석엔 영업용 10척·동호회 10척·수중촬영선 등…'절반은 운항 안 하는 노후 선박'
흔히 요트라고 하면 한 척에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호화 요트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현재 포항 도심 계류장 3곳(동빈내항·두호항·여남항)에 자리를 잡은 70여척의 실제 면면을 들여다보면 풍경이 사뭇 다르다.
2일 경북요트협회 등에 따르면 포항 도심 계류장에 묶여 있는 배 가운데 억대를 웃도는 신형 고급 요트는 4~5척에 불과하다. 전체 74척 중 관광객을 태우고 영일만 일몰 코스를 도는 마리나선박 대여업(영업용) 요트가 약 10척이고, '칠성요트클럽' 등 지역 동호회 단위로 함께 운영하는 배가 5~10척가량이다. 여기에 포스코 클린오션봉사단의 해양 정화용 선박과 수중 촬영용 선박 3척 등 특수 목적 배들도 자리를 잡고 있으며, 나머지는 개인 선주들의 배다. 특히 요트에 입문한 일반 동호인들은 비싼 새 배를 사기 어려워 건조된 지 20~30년 된 오래된 중고 요트를 사들여 바닷바람을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절에 따라 요트를 활용하는 모습도 뚜렷하게 갈린다. 바닷물이 따뜻해지고 바람이 적당한 4월부터 10월까지는 주말마다 돛을 펼쳐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와 영일대해수욕장 앞바다를 가르는 세일링을 즐긴다. 반면 찬 바람과 높은 파도가 몰아치는 겨울철에는 출항을 멈추고 파도가 없는 동빈내항 등에 배를 단단히 묶어둔다. 크루저 요트 안에는 침실과 작은 주방, 탁자가 갖춰진 선실이 있어, 배를 띄우지 않는 날에도 선주들이 찾아와 가벼운 반주를 나누거나 하룻밤을 묵고 가는 '바다 위 사랑방'으로 쓰인다.
최근 포항은 국제대회를 계기로 해외 요트계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26 환동해컵·원동컵 국제요트대회' 이후 중국과 러시아 요트동호회에서는 경북요트협회 등으로 빈 선석을 묻는 연락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올해 원동컵 우승팀인 러시아 극동 최대 요트 조직 '세븐피트 요트클럽' 소속 회원들도 포항을 찾고 싶어 한다. 한 회원은 원동컵 당시 "포항항에 배를 댈 자리가 있는지, 개인적으로 요트를 몰고 오고 싶다"며 '팀포항' 선수단 측에 정박을 물어보기도 했다. 이 요트클럽의 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색된 국제 정세 속에서도 요트가 한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을 잇는 문화·정책 교류와 민간 외교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역 요트업계 관계자는 "포항해양스포츠아카데미에 한 해 4천300명이 몰리고 해외 요트인들의 정박 문의까지 잇따르는 만큼, 방치 선박을 솎아내고 계류 공간을 넓혀 이 기회를 지역 관광과 국제 교류 자산으로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