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해 어떻게 판단?" "잘 모르겠다"…'부산 돌려차기' 재판장 발언 놓고 국감서 질타 [여의도.gif]

입력 2026-10-20 14:05:03 수정 2026-10-20 14: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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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부산 돌려차기' 공판서 재판장 "피해자도 언론플레이" 발언
부산고법원장 "깊은 유감…징계 사유는 안 돼"

최수환 부산고등법원장(왼쪽 사진)과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연합뉴스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이모 씨가 피해자의 머리를 발로 차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보복 협박 사건 항소심 재판 중 재판장이 피해자의 언론 활동을 두고 "피해자 역시 재판 과정에서 상당히 언론 플레이가 있었지 않으냐" 등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최수환 부산고등법원장이 피해자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그는 문제의 발언이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20일 대구고등법원에서 열린 부산지법·부산고법 등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달 부산고법에서 열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보복 협박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나온 재판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앞서 지난달 9일 열린 공판 중 증인신문 과정에서 재판장은 가해자의 협박성 발언에 대해 "피해자가 겁먹을 내용이 아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피해자 변호인이 항의하자 재판장은 "피고인 측에서 그렇게 생각한 것"이라며 "피해자 역시 재판 과정에서 어쨌든 상당한 언론 플레이가 있지 않았느냐"고 했다.

또한 당시 재판장은 피해자 측이 '언론플레이'라는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반발하자 공방을 중단시키며 "이 사건이 왠지 정치화되는 느낌이 든다", "그런 판단은 전혀 하지 않고 사실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법률을 적용하겠다"고 발언했다.

최수환 부산고등법원장(왼쪽 사진)과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장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이 "(발언)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나"라고 묻자 최 원장은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마치 피해자를 탓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하자, 최 원장은 "기관장으로서 경위가 어떻든 간에 피해자께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은 문제 발언에 대해 "피해자가 법적 절차 내에서 본인의 억울함을 해결하지 못하자 언론에 호소한 것이 정치화는 아니지 않느냐"며 "언론플레이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현행 법에 따라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피해는 2차 가해로 규정된다며 "재판장의 발언은 충분히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법원 내에서도 징계가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보는데, 징계 청구할 의향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최 원장은 "내용을 살펴본 결과 징계 사유까지는 안 되지 않느냐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 이유로는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재판장이 선의로, 좋은 의도로 시작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증인신문 과정에서 특정 용어(언론플레이)가 계속 사용됐기 때문에 관련 언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언론플레이)을 창출해서 최초로 발언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내부적으로 이같은 내용을 정리한 것이 있냐는 질문에 최 원장은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저도 고민을 많이 하고 이리저리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회의를 거쳤냐고 묻자 "회의는 한 적 없다"며 자신이 녹취록과 녹음파일 등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 의원은 "성폭력(사건)에서 2차 가해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아냐"고 질문했다. 이에 최 원장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법원장으로서 그걸 모르나. 아예 모르나"라고 묻고 "가해자 입장에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입장에서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 판단을 내리기 전에 피해자 의견을 청취하거나 피해자가 느꼈을 모욕감 등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이 "한번 더 고민해보시길 바란다"고 말하자 최 원장은 "그러겠다"고 했다.

한편 재판장의 발언에 피해자는 재판 이후 SNS에 "판사가 저는 보복 협박이 안 무서웠을 거라고 한다"며 "이러면 어느 누가 피해자를 위해 제보하고 어느 누가 신고를 할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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