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2% 하락에 바닥론 솔솔…이차전지·車·방산 반등 주목

입력 2026-10-20 10: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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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고점 대비 급락…추가 조정 가능성 속 바닥론 부상
ESS 수요 확대·신차 효과·해외 수주…업종별 반등 동력 부각
외국인 매도·금리 부담 여전…실적 개선 여부가 반등 관건

코스피와 코스닥이 하락 출발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오전 9시 2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58.27포인트(1.01%) 내린 5709.74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은 3.52포인트(0.44%) 내린 805.37로 출발했다. 연합뉴스
코스피와 코스닥이 하락 출발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오전 9시 2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58.27포인트(1.01%) 내린 5709.74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은 3.52포인트(0.44%) 내린 805.37로 출발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고점 대비 22%가량 락하면서 국내 증시의 바닥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와 국제유가 상승,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저평가 매력도 부각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차전지와 자동차, 방산 등 실적 개선이나 수주 모멘텀을 갖춘 업종에서 반등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2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0.79포인트(2.79%) 내린 5607.22포인트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급락으로 이달 들어 낙폭이 커진 가운데 전날에는 매수세가 유입되며 1.76% 반등했지만, 추세적인 회복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코스피가 지난달 기록한 고점인 7080포인트에서 약 22% 하락하면서 시장의 위험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추가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어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실제로 하나증권은 과거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당시에도 코스피는 첫 저점을 기록한 뒤 다시 저점을 낮추는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당시 두 번째 장중 저점은 첫 저점보다 평균 1.9% 높게 형성됐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5일 기록한 장중 저점인 5451을 기준으로 추정하면 코스피의 추가 조정 시 저점은 약 5300선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 15일 장중 저점에서 1.05배까지 하락했다. 과거 2010~2025년 평균인 0.99배를 적용하면 코스피 5150선도 가능한 수준이다. 반면 2026년 코스피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치는 28%로, 과거 평균인 8%를 크게 웃돈다. 과거보다 높아진 수익성을 고려하면 단순히 과거 평균 PBR만으로 적정 지수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실제 반등의 지속 여부를 가를 변수는 외국인 수급과 대외 불확실성이다. 외국인은 지난 5월부터 코스피에서 6개월 연속 순매도하며 누적 153조 원가량을 팔아치웠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된 구간의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유가와 금리 부담이 완화돼야 외국인의 매수 전환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를 압박한 미국의 물가와 금리 우려, AI 투자 수익성 논란도 여전히 변수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수익 회수 가능성을 의심하면서 반도체와 관련주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한 만큼, 낙폭이 컸다는 이유만으로 추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제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더라도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반등이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가는 지수 전체의 방향성을 예측하기보다 업종별로 반등 요인을 갖춘 종목을 선별하는 전략을 주목하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의 선행 PBR은 0.90배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두 종목을 제외한 코스피의 ROE 전망치는 8.6%에서 13.4%로 높아졌다. 수익성 개선에도 주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업종에서는 실적을 바탕으로 한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차전지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확대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성장 기대가 반등 동력으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전력망 부담을 보완하고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ESS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미국의 대중국 배터리 공급망 규제 강화도 국내 업체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의 미국 사업 축소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ESS 수요 확대와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사업 철수 전망이 실제 공급 계약이나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ESS 수요 확대가 장기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지만, 당장의 주가 상승을 실적 개선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현대차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현대차

자동차는 실적 회복과 저평가 매력이 맞물린 업종으로 주목받는다. 현대차는 3분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시장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4분기부터 생산 정상화와 신차 판매 확대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S증권은 현대차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6.1배로 전통 완성차 업체 평균인 7.7배보다 낮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 파업으로 지연된 생산량 회복과 신차 확대가 본격화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주가 재평가를 위해서는 생산 정상화와 수익성 개선이 실제 실적으로 확인돼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지난 7~8월 파업으로 약 5만50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점은 3분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4분기부터 지연된 생산량 회복이 이뤄지고 신차 판매가 확대되면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급형 전기차 아이오닉3의 유럽 판매 확대와 미국 현지 하이브리드차 생산 증가,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도 중장기적인 제품 구성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방산주는 유럽의 재무장 기조와 수출 확대 기대가 반등의 변수로 꼽힌다. 최근 유럽 주요 방산업체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불확실성과 유럽의 자체 방위력 강화 움직임이 국내 방산업체의 수주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주가 회복세가 이어지려면 유럽의 무기 도입 확대가 실제 계약과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는지가 관건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의 K2 전차 추가 계약과 루마니아 등 유럽 국가들의 무기 도입 사업을 바탕으로 수주 확대 기대를 키우고 있다. 유럽 각국의 국방력 강화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중동 시장에서도 추가 수주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중장기 성장 동력은 유효하다는 평가다.

최근 주가 조정으로 방산주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커진 만큼, 향후 신규 계약이 구체화하면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3분기에는 원화 강세와 수출 물량 인식 시점 조정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

강태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개최된 바르샤바 안보포럼에서는 전차·장갑차 등 최신 지상무기 조달이 여전히 중요함이 확인됐다"라며 "내년 루마니아 전차 조달 사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 여러 국가의 천무 다연장로켓 도입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주가가 반등했다고 해서 추세 전환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연말 방산 발주 확대에 대한 기대가 실제 계약으로 확인돼야 하고,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지도 검증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