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기금에 발목 잡힌 카지노株…中 규제·원화 강세 '삼중고'

입력 2026-10-20 09: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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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롯데관광·GKL 4개월새 15~28%↓
중국 자본규제에 1인당 판돈 '뚝'
관광기금 인상 폭이 반등 열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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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지노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늘고 있지만 중국의 자본 규제와 원화 강세,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인상 가능성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이달 19일까지 4개월여간 파라다이스 주가는 27.61%, 롯데관광개발은 25.30%, GKL은 15.89% 하락했다. 세 종목 모두 연중 최저 수준까지 밀려났다.

주가 부진의 배경에는 우선 계절적 비수기 진입이 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롯데관광개발·파라다이스·GKL 모두 드롭액이 성수기였던 8월보다 감소했다"며 "점진적으로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해져 주가도 동반 약세를 보이기 쉬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드롭액은 카지노 이용객이 게임을 위해 칩으로 바꾼 금액이다.

다만 부진을 계절 요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아시아 카지노 업황의 가늠자로 꼽히는 마카오에서도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월 마카오 카지노 매출액은 181억파타카로 전년 동기보다 1.2% 감소했다"며 "7월 시행된 해외 신탁 과세 강화 등 중국 당국의 자본 규제가 중국인 VIP의 베팅 심리를 위축시킨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은 지난 7월 역외신탁 소득에 과세 기준을 정하고 밀린 세금을 신고하도록 요구했다. 감시가 강화되면 고액 베팅을 하던 중국 부유층의 지출이 줄어들 수 있다.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국내 카지노 업체에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대목이다. 방문객 자체는 늘고 있지만 1인당 씀씀이가 받쳐주지 못하는 구조다. KB증권은 롯데관광개발의 3분기 방문객이 1년 전보다 9% 가까이 늘어도 1인당 드롭액은 5% 줄어 매출은 오히려 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이어지는 원화 강세도 부담이다. 외국인 고객이 보유한 외화를 원화로 바꿀 때 받는 금액이 줄면서 카지노 내 지출 여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정책 불확실성은 투자심리를 누르는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정부는 관광진흥법상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상한을 현행 10%에서 15%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금은 영업이익이 아닌 매출을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부담률이 오르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KB증권은 상한이 인상될 경우 업계 부담이 연간 1500억원 넘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관광업계는 수익성이 취약한 업체의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상 폭이 당초 우려보다 완화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함께 추진 중인 출국납부금 인상이 변수다. 정부는 출국납부금을 현행 7000원에서 2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 경우 기금 재원이 크게 늘어 카지노에서 추가로 재원을 확보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출국세 인상으로 재원 부족 우려가 해소되면 카지노 기금 부담률 인상 폭이 기존 우려보다 크게 완화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확인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현재 주가에 업황과 규제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본다. 다만 반등 시점은 중국 변수와 정책 향방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최근 키움증권은 레저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파라다이스 목표주가를 1만9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롯데관광개발은 2만3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GKL은 1만6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낮췄다.

KB증권은 중국의 역외신탁 소득 신고기한인 이달 22일이 지나면 드롭액 감소세가 일단락될 것으로 내다봤다. 종목별 희비는 중국 의존도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규제가 강화될 경우 다변화된 고객 포트폴리오를 가진 파라다이스가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서도 "현재 밸류에이션에는 관련 우려가 대부분 반영된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