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증권' 지수 11.37%↓…구성 종목 일제히 하락
거래대금 급감·금리 상승에 3분기 실적 악화 우려
증권가 전망 엇갈려…연말 배당·증시 안정이 관건
국내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상반기 상승장을 주도했던 증권주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 위축과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 자산 평가손실 우려가 겹치면서다. 다만, 최근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낮아진 데다 연말 배당과 주주환원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반등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 지수는 최근 1주일(8~16일) 동안 1739.67에서 1541.92로 11.37% 하락했다. 코스피(-16.69%)와 코스닥(-11.54%) 지수보다 낙폭은 작았지만, KRX 은행(-5.50%)과 KRX 보험(-7.70%) 등 다른 금융업종과 비교하면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지수 구성 종목 11개도 일제히 하락했다. 미래에셋증권이 15.90%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고 한국금융지주(-12.96%), 삼성증권(-11.63%)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밖에 ▲키움증권(-9.92%) ▲신영증권(-9.67%) ▲교보증권(-9.49%) ▲현대차증권(-8.85%) ▲NH투자증권(-7.91%)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증권업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부진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증권'은 이 기간 11.62% 하락했고 삼성자산운용 'KODEX 증권'도 11.29% 떨어졌다. 고배당 증권주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증권고배당TOP3플러스'도 10.98% 하락하는 등 관련 ETF 3종 모두 두 자릿수 손실을 기록했다.
투자자별 수급은 종목에 따라 엇갈렸다. 외국인은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을 각각 약 160억원, 146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약 280억원, 19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을 각각 약 164억원, 161억원어치 사들였다. 개인은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을 각각 약 149억원, 7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증권주 약세의 주요 배경으로는 실적 악화 우려가 꼽힌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52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1.7% 감소했다. 9월 일평균 거래대금도 40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9.0% 줄었다.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거래대금에 연동되는 만큼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금리 상승과 증시 변동성 확대도 부담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주가 하락은 주식과 펀드 등 투자자산의 평가손익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해외 비상장기업 등 대체 투자자산을 보유한 증권사는 자산별 평가손실 규모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메리츠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5개 증권사의 3분기 순이익이 1조2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1%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 전망치보다도 35% 낮은 수준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 축소에 따라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이익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높아진 금리 및 증시 변동성 확대로 투자자산 관련 평가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익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6일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며 실적 추정치가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국금융지주와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각각 12%, 14% 낮췄으며,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 관련 평가손실이 약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임희연·이지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주에 대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에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급등, 보유자산 평가손실 등이 아직 덜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증권사는 실적 악화 우려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3분기 실적 부진에도 증권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KB증권 역시 악화된 영업환경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황이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다만 최근 증시 급락으로 실적과 주가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실제 반등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말 배당과 주주환원 확대도 반등을 뒷받침할 요인으로 거론된다. 하나증권이 제시한 기대배당수익률은 키움증권 8.5%, NH투자증권 8.2%, 삼성증권 8.1%, 한국금융지주 6.0% 등이다. 주가 하락으로 배당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지만, 실적 부진에 따라 실제 배당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결국 증권주의 추세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증시 안정과 거래대금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금리 변동성이 완화되고 투자자들의 매매가 다시 활발해져야 브로커리지와 운용손익의 동반 개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연말 배당을 앞두고 기대배당수익률 높은 증권주의 매수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