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멤버십 포인트 소멸, 12월 31일 전 편의점·영화·구독으로 털기

입력 2026-10-16 16: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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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4만8000점 못 쓰고 소멸, 못 쓴 이유 1위는 유효기간 편의점은 1000원당 100원 찔끔 차감…횟수형 혜택부터 먼저

이동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달력이 두 장 남았다. 휴대전화 요금을 내면 따라오는 통신사 멤버십 포인트와 무료 영화 관람 같은 연간 혜택은 12월 31일이 지나면 0으로 돌아간다. 통신 3사 앱에는 지금도 쓰지 않은 포인트와 남은 영화 횟수가 그대로 찍혀 있다.

◆ 열에 여섯은 그냥 버린다

한국소비자원이 2017년 조사한 결과 통신사 가입자는 1인당 한 해 평균 8만1452점을 받아 3만3155점만 썼다. 나머지 4만8297점, 열에 여섯은 그대로 사라졌다. 포인트를 못 쓴 이유로는 응답자 열에 일곱이 유효기간이 지나서라고 답했다.

규모로 보면 적은 돈이 아니다. 2014년 국정감사 때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문병호 의원실이 통신 3사 지급 내역을 분석해 보니 한 해 미사용 포인트가 4746억원으로 추산됐다. 해마다 연초에 주고 연말에 거둬 가는 돈이 5천억원 안팎이라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2024년 아시아 소비자 조사에서 국내 통신 멤버십 이용률은 36%로 조사 대상 7개국 가운데 5위였다.

◆ 안 쓰는 게 아니라 못 쓴다

편의점이 대표적이다. 3사 멤버십의 편의점 상시 할인은 1000원당 50~100원 수준이다. 10만 포인트를 갖고 있어도 한 번 결제에 몇백원씩만 빠지니 연말까지 다 쓰지 못하고 날리는 사례가 소비자원 조사에도 올라 있다.

행사 상품은 더 좁아졌다. KT와 LG유플러스는 2024년 2월부터 GS25 1+1 행사 상품에 멤버십 중복 할인을 없앴다. 1+1 음료를 집어 들고 멤버십 바코드를 내밀면 결제창에서 거부되는 일이 여기서 나온다. 소비자원 조사에서도 불만 1위는 상품값 가운데 포인트로 낼 수 있는 비율이 낮다는 것이었다.

KT는 지난해 5월부터 등급별 연간 포인트 한도를 없앴고, LG유플러스는 전 등급에 포인트를 무제한 준다. 그래도 월간 이용 횟수와 한 번에 깎아 주는 금액 상한은 그대로다. 한도를 풀어도 연말에 몰아 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국회와 소비자단체에서 나오는 이유다.

◆ 영화와 구독권부터 턴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하다. 포인트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횟수로 주는 혜택이다. SK텔레콤 T멤버십 VIP는 CGV에서 무료 영화 연 3회와 1+1 예매 9회를 준다. 올해 2월 롯데시네마 제휴는 끝났으니 극장을 잘못 고르면 횟수를 못 쓴다.

KT는 VIP 초이스로 밀리의 서재 1개월권, VVIP 초이스로 3개월권을 준다. 연말에 남은 영화 횟수를 가족과 몰아 보거나 구독권으로 한꺼번에 바꾸는 것이 KT가 안내하는 소진법이다. 이런 횟수형 혜택은 포인트와 별개로 12월 31일에 함께 끝난다.

이 혜택은 해마다 줄어 왔다. 2024년 국감에서 이정헌 의원실이 받은 자료를 보면 3사 무료 영화는 한때 연 24회까지 주다가 지금은 연 3~6회다. LG유플러스는 24회에서 3회로, KT는 12회에서 6회로, SK텔레콤은 6회에서 3회로 줄였다. 남은 횟수가 적을수록 한 번이 아깝다.

◆ 편의점은 몰아 쓰지 말고 매번

편의점 포인트는 몰아 쓸 수 없는 구조이므로 남은 두 달 반 동안 결제할 때마다 바코드를 찍는 수밖에 없다. 행사 상품인지 먼저 확인하고, 상시 할인이 되는 일반 상품을 고르는 편이 손해가 적다.

번호이동을 앞둔 가입자는 더 급하다. 3사 약관상 다른 통신사로 옮기면 남은 포인트는 그 자리에서 전액 사라진다. 이사 전에 짐을 비우듯 옮기기 전에 포인트부터 비워야 한다.

◆ 마트는 5년, 통신사는 1년

제도는 통신사만 뒤처져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대형마트·편의점 등 39개 업체와 협약을 맺어 적립 포인트 유효기간을 최대 5년으로 늘렸다. 통신사 멤버십은 여기 들어가지 않았다. 소비자원 조사에서도 가입자 열에 여덟은 1년이 너무 짧다고 답했다.

지난해 국감에서 김현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를 보면 KT 포인트 유효기간은 1년으로 LG유플러스 7년, SK텔레콤 5년보다 짧고, 항공사 마일리지 10년의 10분의 1이다. 통신사들은 멤버십 포인트가 요금 할인이 아니라 회사가 무상으로 주는 마케팅 혜택이어서 이월이나 요금 차감 의무가 없다고 맞선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국감에서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KT는 국회에서 "포인트 제도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점 등을 잘 검토해서 혁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멤버십 혜택이 실질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