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철 의원, 국감서 수도권 편중된 HUG 보증 심사기준 전면 개편 촉구
노후 건물 가치 소멸한 지방 낙후지역 특성 외면
토지·시장 여건 반영한 정교한 설계 시급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얼어붙은 지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오는 11월 '건축연령가산율' 도입을 예고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지방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외면한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건물 가치가 사실상 소멸하고 토지 가치만 남은 지방 구도심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실제 분양가 현실화 혜택을 보는 사업장은 사실상 전무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HUG의 경직된 분양가 심사기준이 수도권과 대규모 사업장에만 유리하게 설계돼 지방 사업장을 고사시키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HUG의 현행 PF 보증 심사는 사업장 인근 비교 대상 주택의 시세를 기준으로 예상 분양가의 적정성을 산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문제는 신규 공급이 끊긴 지방의 경우 비교 기준으로 삼을 만한 신축 아파트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결국 지어진 지 수십년이 지난 인근 노후 구축 아파트 가격이 비교 잣대가 되면서, 새로 짓는 단지의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채 분양가가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책정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분양가가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게 묶이면 시행사와 시공사는 PF 보증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게 되고, 이는 곧 사업 무산으로 직결된다.
지방 건설업계에서 "현재 HUG의 보증 산정 기준으로는 지방 PF 사업장 취급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아우성이 나오는 이유다.
조인철 의원은 국감에서 지방 사업장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보증 편중 문제를 짚으며 "전문적인 심사기구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전반적인 심사 방식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인호 HUG 사장은 "심사기준을 개선하려고 조치를 강구 중"이라며 "적정 분양가 산출이 어려워 PF 보증을 이용하지 못하고 손해를 볼 수 있어 건축연령가산율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가급적 11월 중 규정을 바꾸려고 현재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HUG가 해결책으로 제시한 건축연령가산율만으로는 지방 PF 시장의 돈맥경화를 풀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과 현장의 중론이다.
건축연령가산율은 비교 대상 건물의 노후도를 감안해 신축 분양가 산정 시 일정 비율을 가산해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지방 사업장 100곳 중 실제 분양가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약 5곳, 즉 5%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는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인 가치 구조 차이에서 비롯된다. 수도권은 노후 주택이라도 건축물 자체의 잔존 가치가 일정 부분 유지되지만, 지방 구도심이나 낙후지역은 건물이 노후화되면 건축물 자체의 가치는 사실상 '0'에 수렴하고 오직 토지에 대한 가치만 남게 된다.
건축물의 가치가 이미 바닥을 친 상태에서 건물 연령에 비례해 가산율을 얹어주는 산식을 적용해 봤자, 곱해지는 모수 자체가 0에 가깝기 때문에 최종 산출되는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데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결국 지방 구도심의 소멸한 건물 가치와 살아있는 토지 가치의 괴리를 정교하게 보정하지 않은 채 일률적인 건축연령가산율만 도입한다면, HUG의 규정 개정은 생색내기용 대책에 그칠 공산이 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HUG가 11월 규정 개정에 앞서 지방 구도심의 토지 및 건축물 가치 산정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고, 실제 사업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밀한 맞춤형 심사 기준을 마련해야만 죽어가는 지방 주택시장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